연준 의장 연임하는 파월 앞에 놓인 3가지 과제는

김무연 기자I 2021.11.23 08:56:11

①인플레이션과 고용 문제…금리인상 시기
②스테이블 코인 규제 및 디지털 화폐 발행
③바이든 역점 정책 중 하나인 기후 변화 대응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자 파월의 손을 들어줬다는 분석이다.

다만, 파월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적지 않다. 미국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데다 목표했던 최대 고용 역시 달성하지 못한 상황이다. 여기에 스테이블 코인 등 디지털 화폐가 기존 금융 체제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는 문제도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온 기후 변화 관련 대응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임에 성공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AFP)


◇ 연임 성공한 파월, 가장 큰 숙제는 ‘인플레이션과 고용’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파월 연준 의장을 차기 의장으로 재선임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파월 의장은 향후 4년의 임기를 추가로 이행하게 된다. 유력한 차기 의장으로 거론됐던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의사는 부의장 자리에 올라 파월과 합을 맞출 예정이다.

로이터는 파월이 정책 일관성에 방점을 찍은 바이든 대통령의 선택을 받았지만, 향후 연준 안팎으로 갈등을 빚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장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고, 민주당 내에서는 기후 변화에 소극적인 파월에 지속적으로 공세를 가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내다봤다.

로이터는 파월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 인플레이션과 고용을 꼽았다. 연준은 지속적으로 ‘2%의 인플레이션과 최대 고용’을 목적으로 대규모 양적 완화 정책을 펼쳐왔다. 다만, 이미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2%를 훌쩍 넘어섰고 최대 고용도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 결국, 인플레이션 압력에 연준은 이달부터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을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예상보다 더 빨리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목표로 한 최대 고용 달성이 어려워질 것이란 딜레마에 빠질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10월 고용주들은 53만1000명을 추가로 고용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지난해 2월보다 여전히 400만명의 일자리가 감소한 상태다.

파월도 이를 의식한 듯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목된 뒤 “높은 인플레이션이 주거비, 식비, 교통비 등을 높여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면서 “연준은 노동 시장을 지원하고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 부의장(사진=AFP)


◇ 디지털 화폐·기후 문제로 비판 받을 듯…브레이너드 역할론↑

암호화폐 열풍에 발맞춰 등장한 ‘스테이블 코인’과 ‘디지털 화폐’도 파월이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스테이블 코인은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의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달러, 유로 등 기축통화와 연동한 암호화폐를 뜻한다. 이미 메타 등에서 스테이블 코인을 개발해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스테이블 코인이 시장에 진입하면 발행사가 금융 시장에서 과도한 지배력을 발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더욱이 발행사가 스테이블 코인을 실물 통화로 교환해 줄 만큼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뱅크런이 발생해 금융 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스테이블 코인 시장이 전년 대비 6배 이상 커진 만큼 해당 시장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서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암호화폐 ‘CBDC’를 도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반 기업이 아니라 연준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는 위험성도 적을 뿐 아니라, 금융 거래 비용을 낮추고 취약 계층이 보다 쉽게 은행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단 주장이다. 다만, 파월은 “발행을 빨리하는 것보단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신중론을 펼쳐왔다.

연준의 기후 변화 대응 문제도 지속적으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민주당 진보파는 파월 의장이 재임 시 기후 변화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비판해 왔다. 반면, 파월은 은행 투자와 기후 변화 간 문제는 감독 기관의 소관이며, 통화 정책이 아니라고 선을 그어왔다.

이에 따라 부의장인 브레이너드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앞서 지난달 컨퍼런스에서 “기후와 관련한 중대한 위험을 적절하게 측정·모니터링·관리하기 위해 대형 은행 기관에 대한 감독 지침을 제공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디지털 화폐 발행에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