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리더십에 푹 빠진 기업들..명량 단체관람 잇달아

성문재 기자I 2014.08.17 12:02:04

전경련·삼성생명·한화 등 단체 관람 나서
사내 미디어에도 ''이순신'' 이야기 한가득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SK(003600)는 오는 20일 인트라넷 ‘홀딩스토리’의 ‘책읽는 수요일’ 코너에서 ‘명량대첩’, ‘칼의노래’, ‘흔들리는 마흔 이순신을 만나다’ 등 이순신 리더십과 관련된 책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사내방송 코너로 ‘명량’을 통해 본 이순신의 위기극복 리더십을 이미 방영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명량’이 개봉 18일 만에 역대 흥행순위 1위에 오른 가운데 재계에 이순신 리더십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선진국과 중국 사이에서 고전하면서 경제규모 순위가 하락하고 있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데 이순신 장군 같은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사무국 전 직원 100여 명과 함께 영화 ‘명량’을 단체 관람한 것을 시작으로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과 단체 관람 이벤트를 열었다.

김덕수 KB국민카드 사장은 지난 8일 임원과 부점장 등 총 49명과 함께, 서준희 BC카드 사장은 지난 12일 회사 임원, 실장, 여성 팀장 등 31명과 함께 명량을 봤다.

삼성생명(032830)은 13일 김창수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영화 ‘명량’을 관람하는 이벤트를 했다.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모집글에 임직원 400여 명이 동참했다. 심경섭 한화 사장과 임직원들도 14일 ‘명량’을 단체 관람했다. 윤원형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도 팀장들과 함께 영화를 보며 이순신 리더십 배우기에 나섰다.

삼성엔지니어링 한국 본사에서 근무 중인 외국인 임원 10여 명은 영어 자막이 제공되는 서울의 한 극장에서 가족 동반으로 ‘명량’을 본다.

각 기업 사내미디어에도 이순신 장군을 주제로 한 콘텐츠가 줄을 이었다.

삼성그룹 사내매체 ‘미디어삼성’은 지난 8일 고전 소개 섹션에서 이순신 장군을 다뤘다. 미디어삼성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나라 경제를 위협하는 외부의 위험 요소들이 많은 시기”라며 “이순신 장군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효성(004800)은 오는 21일 사내방송에서 ‘이순신에게 배우는 리더십’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평소 이순신의 팬으로 알려진 조현준 효성 전략본부장(사장)은 영화 입장권과 함께 ‘흔들리는 마흔, 이순신을 만나다’라는 책을 사서 임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이와는 별도로 직원들에게 ‘전쟁의 신 이순신’을 읽어보라고 추천했다.

올 상반기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009540)은 ‘명량’과 관련해 특별한 행사를 준비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총괄 회장으로 선임된 최길선 전 대표이사 사장이 백의종군 후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부임해 배 12척으로 왜적과 맞선 충무공을 연상시킨다는 시각도 있다.

현대자동차(005380) 그룹은 앞서 지난 4월 대졸 인적성검사 시험문제로 이순신과 관련된 문제를 제출해 응시자들의 역사관과 통찰력을 평가했다.

한화그룹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자 이듬해 초 이순신 장군의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라는 글귀를 액자에 넣어 그룹내 전 계열사 사무실에 게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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