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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크림 독립주권국 인정..서방권 제재 `맞불`(종합)

이정훈 기자I 2014.03.18 09:12:16

푸틴 대통령령에 서명..18일 연설 등 합병에 잰걸음
美-EU, 추가제재..백악관, 푸틴 직접제재도 시사

[이데일리= 김혜미 뉴욕특파원· 이정훈 기자] 러시아가 크림 자치공화국을 ‘독립 주권국(sovereign and independent state)’으로 공식 인정했다. 이로써 크림 합병에 속도가 붙게 됐다.

이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고위 인사들에 대한 여행금지와 자산동결 등 추가 제재를 단행하며 맞불을 놓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크림 자치공화국을 독립 주권국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러시아 정부 웹사이트에 게재된 대통령령에 따르면 러시아는 크림 자치공화국을 “‘크림 주민들의 의지’에 기초해 독립국가로 인정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크림반도를 러시아 연방의 일부로 합병하기 위한 첫번째 단계로 인식되고 있다. 크림 지도부는 전날 실시된 주민투표에서 주민 97%가 러시아 합병에 찬성했음을 선언했다.

크림공화국 의회 역시 독립국가를 선포하는 한편 러시아에 합병 요청서를 공식 제출했다. 또 지방의회 의원들로 구성된 대표단을 모스크바에 파견해 실무 협상을 시작했고, 우크라이나와는 별개로 독자적인 중앙은행 신설을 결의하는 등 독립국으로서의 모양새를 갖추는 작업에 착수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하루 뒤인 오는 18일 러시아 의회에서 이와 관련한 특별 연설을 가질 예정이다.

이처럼 러시아와 크림공화국이 양측간 병합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서방세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해 추가적인 제재에 나서며 압박수위를 높였다.

실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을 통해 러시아 관리 7명과 우크라이나 관리 4명에 대해 제재를 내렸다. 제재 대상에는 축출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도 포함됐다. 미 정부는 이들이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를 위협한 책임이 있다고 보고 여행 금지와 자산 동결 조치를 내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가 치르는 대가를 늘릴 것”이라며 추가 제재를 경고했고,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직접 제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러시아가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를 다루는 방향을 변경하지 않으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하겠다는 방침에서 어떤 개인이나 행위를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인정했다.

아울러 EU 외무장관들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갖고 러시아인 13명과 우크라이나 크림공화국 인사 8명 등 21명에 대해 EU내 자산동결과 여행금지 등 제재 조치를 단행했다.

이들 21명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EU 장관들은 오는 20~21일 양일간 열리는 회의에서 러시아 고위 인사들에 대해 추가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또 일본 정부 역시 미국이나 EU와 별개로 러시아 정부 관계자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방안 등에 대해 17일 총리 관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관계 각료들이 의견을 교환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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