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삼성증권은 30일 동양그룹 사태로 비우량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개인투자자(리테일)에게서 회사채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 기업들이 금융당국의 회사채 신속인수제도에 의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종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은 지난 6월의 STX팬오션 때와 비슷하다”며 “단기적으로 비우량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STX팬오션의 등급은 ‘BBB+’로 기관투자가 없었고 실제 기관투자자의 손해 규모도 크지 않았다. 동양도 마찬가지로 그룹의 채권자 대부분이 개인이라는 점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던 STX 사태처럼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크레딧 이벤트가 발생할 기업의 자금조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그는 “기관투자자에게 외면 당하고 개인투자자에게 의존하는 기업의 경우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리테일을 통한 자금 조달 창구가 막힐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의 자금 조달 비중이 높은 기업은 안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산업은행 등 금융당국의 회사채 신속인수제도에 의존하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7월 이후 금융당국의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를 이용한 기업은 한라건설과 현대상선 등 2곳에 불과했다.
그는 “리테일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 기업이 금융당국의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며 “스스로 자금을 조달할 여유가 없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기업에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