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차관보 "亞 채권신용보증기구 설립된다"

김기성 기자I 2009.04.05 15:50:00

"5월초 아세안+3 재무장관회의 때 발표될 것"
"ADB산하 CGIM 규모, 각국 출연금 합의될 것"
"한국 IMF 출연금 쿼터 보다 많이 낼 생각"
"진정한 승자는 (그간 수세에 몰렸던) IMF"
"G20, 우리나라 물밑에서 이미 승자"

[이데일리 김기성기자] 아시아 역내 채권 신용보증투자기구(CGIM) 설립이 본격화하는 등 역내 채권시장 활성화를 위한 `아시아 채권시장 이니셔티브(ABMI)`가 본궤도에 오른다.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G20(선진 및 신흥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귀국한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은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5월초 인도네시아 발리 `아세안(ASEAN)+한중일 3개국` 재무장관회의에서 역내 기업 및 금융회사 발행 채권의 신용보증을 위한 역내 채권 신용보증투자기구 설립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차관보는 이어 "CGIM의 구체적인 규모를 얼마로 하고, 기구를 어디에 둘 것이냐가 나올 것"이라며 "이번에는 파일롯 개념이기 때문에 규모는 크지 않겠지만 각국의 수출입은행들이 출연하는 만큼 금액 배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오는 7~8일 태국 파타야에서 열리는 `아세안+3` 재무차관회의에서 아시아개발은행(ADB) 산하에 둘 CGIM 규모 및 각국 출연금 등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 회의에는 신 차관보가 참석한다. ☞(기사 참조 3월17일 오전 10시10분 출고 (단독)亞 역내 채권 신용보증투자기구 생긴다

ABMI는 지난 2003년 `ASEAN+3` 재무장관회의에서 이 지역의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를 역내 금융권 및 기업들의 채권에 투자해 중장기적인 금융시장 안정과 인프라 투자 등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는 틀을 만들자고 우리나라가 제안한 것. 미국 국채에 쏠려 있는 외환보유고 투자처를 역내 금융권 및 기업들로 확대하기 위해 역내 채권시장 발전의 인프라를 구축하자는 취지다.

이같은 채권시장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신용보증기구 설립을 통해 역내 기업과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에 대해 신용보강을 위한 보증이 이뤄지는 게 핵심 과제. 각국 중앙은행이 신용등급 `AA(더블에이)` 이상인 기업을 투자대상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만족시킬 만한 역내 기업은 드문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해도 글로벌 초우량기업인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이 국가 신용등급인 `A` 보다 높은 `A+`의 신용등급을 받고 있으나 `AA`와는 거리가 멀다.

이에 따라 아시아 역내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곧 조성될 1200억달러 공동기금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에 이어 `아시아 채권시장 이니셔티브(ABMI)`가 본격화되면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안정을 위한 보호막이 하나 더 추가될 전망이다.

신 차관보는 CMI의 마지막 쟁점으로 남아있는 한·중·일 3개국 출연금 배분과 관련, "IMF와 세계은행 개혁 등과 맞물려 있어 일본과 중국이 이번 기회를 통해 자기 목소리를 강하게 낼려는 입장이다"며 3국간 합의가 여전히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미 아세안과 한중일 3개국의 분담 비율은 2(240억달러)대 8(960억달러)로 정해진 상태다. 하지만 일본과 중국의 역내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한중일 3개국 배분액에 대한 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한편 신 차관보는 국제통화기금(IMF)의 5000억달러 재원 확충과 관련, "우리나라는 현재의 IMF 쿼터(1.35%) 보다 많이 출연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신규차입협정(NAB) 관련 출연금 규모는 67억5000만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 차관보는 "이번 G20 회의의 최고 승자는 (그동안 수세에 몰렸던) IMF"라며 "금융에서 보면 세계 중앙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고, 라스트 리조트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G20 합의가) 우리나라가 끌고 갈려는 방향으로 갔기 때문에 우리는 이미 물밑에서 승자가 됐다"며 "당초 유럽중심으로 가던 상황이었는데, 사공일 특보를 미국으로 보내 미국을 움직여 결국 유럽반, 미국반으로 가면서 절묘한 합의가 나오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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