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올해에도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나왔다.
유럽계인 BNP파리바는 4일자 보고서에서 "올해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노동시장"이라며 실업 증가가 집값 상승을 막을 것으로 전망했다.
BNP파리바는 "제조업 가동률이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고 글로벌 경기 침체와 국내소비 부진으로 가동률은 단기간 내에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업들은 직원들을 해고하기 시작했고 실업률 상승이 불가피해 실업률 증가로 주택시장에서 매도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많은 가계가 담보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일자리 불안으로 잠재적인 주택 매수자들도 주택 구입을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
BNP파리바는 "일자리 나누기와 임금 삭감, 정부의 고용창출 노력 등이 영향을 다소 완화시킬 순 있을 것"이라면서도 한국 경제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실업이 발생한다면 주택시장의 가격 하락추세는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올해 주택시장에서 부정적인 요인 가운데 하나는 판교"라며 "판교는 새로운 위성도시로 올해 총 2만2603가구가 만들어지는데 정상적으로는 대규모 주택단지가 완성되면 기존 주택을 팔고 입주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주택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분당과 강남, 서초, 송파, 용인 등지에서의 매도압박이 어느 정도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BNP파리바는 "은행 시스템을 보호하고 국내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정부는 건설과 주택시장을 살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최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말 양도소득세 개편을 언급했는데, 현재 50%, 60% 중과되는 2주택과 3주택에 대한 양도세가 경감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주택 매수여력을 높여주고 장기적으로 시장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