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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확대경]재생에너지 ‘모범 사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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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길 기자I 2025.11.24 05:06:00

주민 갈등 풀고 수용성 높어야
구양리, 신안군, 월평마을 주목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풍력과 태양광을 대대적으로 건설하기로 예고했지만 난항이 예상된다. 재생에너지는 분명히 가야 할 방향이지만 구체적인 현안에 들어가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기 때문이다. 특히 어민·농민·주민들은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려면 정책 역시도 꼼꼼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선 어민·농민·주민 갈등부터 풀어야 한다. 지금 농촌에서 지금 제일 불안해 하는 것은 재생에너지를 너무 빨리 확대하는 것이다. 보조금을 놓고 주민 간에 내홍이 불거지고, 곳곳에서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외국 자본이 들어와서 농촌을 황폐화시키는 게 아닌지, 서울에 쓸 전기를 위해 지방만 희생하는 것은 아닌지 등 우려가 심각하다. 외지인만 덕을 보고 임차인이나 원주민들은 손해를 볼 것이란 걱정도 많다.

계통(전력망) 역시도 과제다. 주민 갈등도 풀었고, 모범 사례를 만들어 확산시키려고 해도 정책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재생에너지 확대가 쉽지 않다. 금융, 인증, 상환 등 사업별로 세밀하게 풀어야 할 문제도 있지만, 국가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큰 문제도 있다. 무엇보다도 발전소를 지어도 계통이 막혀 전기를 보낼 수 없는 문제가 있다.

계통 문제는 전기요금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지산지소(地産地消) 개념으로 농촌이나 어촌 부근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농어촌에서 쓰면 계통 문제는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산지소가 쉽지 않다. 현행 전기요금 체계 때문이다. 일례로 농촌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는 1kWh당 약 150원인데 현행 농사용 전기는 할인을 받아 약 67원이다. 현행 용도별 전기요금 체계·수준을 바꾸지 않으면 재생에너지 전기를 굳이 쓰지 않게 되는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9월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질의응답 과정에서 “지금 당장 풍력발전, 태양광이 1~2년이면 (건설)되는데 그걸 대대적으로 건설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그렇다면 어떻게 문제를 풀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모범사례를 발굴하고 이를 확산시키는 게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제시한다. 재생에너지 좋은 사례를 만들고 ‘이것이 미래’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햇빛소득’ 마을로 불리는 경기도 여주 구양리 마을, ‘햇빛·바람연금’ 모델인 전남 신안군 사례처럼 주민들과 이익을 공유하는 사례가 확산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재생에너지를 둘러싼 갈등도 자연스레 사그라지게 된다.

갈등 예방 프로그램인 ‘K-ESTEEM’이 효과를 보인 전남 영광군 월평마을 모범사례도 주목된다. K-ESTEEM은 유럽의 재생에너지 수용성 증진 모델인 ‘ESTEEM’을 한국적 상황에 맞게 8단계로 재구성한 것이다.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단계부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존재·관계를 확인하고, 프로젝트 진행 단계별로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다양한 소통 프로그램을 운영해 갈등을 예방하는 메커니즘이다. ‘존중’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esteem)처럼 주민수용성을 존중하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 구양리 마을을 찾아 “구양리의 경험을 어떻게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작정 속도전으로 강행하기보다는 주민수용성을 고려한 모범 사례를 만들어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정책 방향대로 ‘모범사례’부터 차근차근 만든 뒤 난제를 풀어나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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