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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불꽃축제에 역대급 인파가 몰릴 것이란 예상은 ‘현실’이 돼가고 있었다. 이날 오후7시 개막식을 4시간여 앞둔 시각에 이미 돗자리를 펼 수 있을만큼 여유있는 공간은 찾기 힘들었다. 한강공원 잔디밭엔 3~4인용 텐트가 1~2m 간격을 두고 다닥다닥 설치돼 있었다. 텐트를 챙겨오지 않은 사람들은 일교차에 대비해 겨울용 패딩 자켓과 담요 등을 곁에 두고 돗자리에서 불꽃쇼를 기다렸다. 뜨거운 오후 햇볕을 피하기 위해 양산을 챙겨온 이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 등촌동에서 온 손모(38)씨는 “딸에게 불꽃축제를 보여주려고 왔다”면서 “아침 7시에 와서 텐트를 치고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녁 돼서 한강이 어떤 모습일지 너무 기대된다”고 웃었다. 서울 홍제동의 박모(34)씨는 “주자 전쟁이 벌어질 것 같아서 마음 편하게 오전 8시에 왔다”면서 “추워질까봐 담요와 핫팩을 챙겨왔다”고 보여줬다.
12시간여 전부터 서둘러 온 이들이 적지 않은 탓에, 오후께 도착한 이들은 당황한 기색으로 주위를 연신 두리번거렸다. 여자친구와 함께 온 대학생 김모(24)씨는 “3년 전에 왔을 때만 해도 이렇게 사람이 많지는 않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오랜만에 하니까 그런지 사람이 생각 이상으로 많다”면서 “이럴 줄 알았다면 더 빨리 올 걸 그랬다”고 말했다.
홀로 자리를 맡고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서울 창동에서 왔다는 최모(35)씨는 “여자친구는 오전에 일정이 있어서 제가 먼저 와서 기다리는 중”이라면서 “저라도 빨리 안 왔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온 강모(36)씨는 “마음 단단히 먹고 왔는데도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면서 “지금부터 이러면 저녁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올지 걱정된다”고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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