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사 설립 후 첫 프로젝트 ‘성형의료’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랑즈그룹은 지난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하나은행과 자산관리회사를 합작 설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합작사의 사업목적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비롯해 투자자문, 자산관리 등이다. 자본금 규모는 10억위안(약 1639억원)으로 향후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확충해 나갈 방침이다.
랑즈그룹은 이미 중국 사모투자펀드(PEF)인 오로라 프리이빗에쿼티(PE)의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새롭게 합작사를 설립하는 것은 한국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하나은행은 오로라 PE와 투자업무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이번 합작사 설립에 지분 참여를 하면서 랑즈그룹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굳혔다.
합작사 설립 후 첫 프로젝트는 성형의료 관련 투자가 될 전망이다. 랑즈그룹은 지난 4월 국내 드림메디컬그룹 지분 30%를 45억원에 취득했다. 드림메디컬그룹은 드림성형외과, 드림치과, 드림클리닉 등으로 구성된 성형의료 전문기업이다. 랑즈그룹은 이 회사에 대한 추가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이다. 지난 6월에는 550억원을 투자해 중국 내 6개 메디컬센터를 사들였다. 드림메디컬그룹의 의료기술과 마케팅 노하우를 활용해 중국 내 성형의료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였다.
◇韓시장 진출·지분가치 급등 ‘일거양득’
랑즈그룹은 K-뷰티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려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아가방을 500억원에 인수하며 여성의류 중심의 사업구조를 유아복으로 확대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화장품 등의 방문판매사업을 영위하는 웅진릴리에뜨 지분 10.17%를 취득했다. 아가방이 웅진릴리에뜨가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웅진릴리에뜨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재기 발판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또 지난해 말에는 국내 1위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로 유명한 L&P코스메틱에 6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했다. 내년 상반기 중 코스닥 상장 예정인 L&P코스메틱은 예상 시가총액만 2조원으로 추산되는 유망 기업이다. 랑즈그룹으로서는 화장품사업 진출과 더불어 기업공개(IPO)를 통한 지분가치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게 됐다. K-뷰티 기업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인 이유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신동일 랑즈그룹 회장은 중국 교포 3세로 의료·미용, 화장품, 여성의류, 영유아 용품 등 4개 사업군을 연계해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그 중에서도 한국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에 굉장히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승유 전 회장 시절부터 중국 사업에 공을 들였던 하나은행은 신 회장이 아가방을 인수할 때 투자자문 업무를 수행하며 인연을 맺었다. 랑즈그룹과의 합작사가 국내 투자에 나설 경우 대상 기업을 물색하고 투자자문 및 금융주선 업무를 수행하며 투자은행(IB) 부문 수익성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