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드론업체들 가운데 자동운항 기술에서 선두 주자로 손꼽히고 있는 곳이 바로 빅스다. 빅스는 드론의 자동운항을 위해 자동차에 사용되는 ‘내비게이션’ 기술을 선택했다.
빅스가 내비게이션을 자동운항 기술로 선택한 이유는 장거리 임무를 수행하는 데는 지금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영상 처리 기술로는 한계가 있어서다.
원중희 빅스 대표는 “영상 처리 기술은 장애물을 피하거나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에 대처하기에는 탁월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처리 속도가 너무 느려 장애물을 하나 피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장거리 임무 수행에는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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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동차 내비게이션은 좌우 앞뒤 평면적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알려준다면 드론에 사용되는 내비게이션은 위, 아래까지 3차원 경로를 계산해 알려주는 차이점이 있다. 빅스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면 바로 이 3차원 경로를 계산하는 능력에 있다.
원 대표는 “빅스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면 3차원 경로를 탐색하는 능력”이라며 “예컨대 산을 넘어가는 게 효율적인지 둘러가는 게 효율적인지 계산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GPS(위성항법장치)를 이용한 현재 위치와 경로 데이터가 일치하는 지 확인해주는 맵매칭 시스템과 같이 내비게이션에 탑재된 첨단 기술을 적용해 정확한 자동운항을 기획하고 있다.
하지만 빅스의 자동운항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GPS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갇힌 공간이나 장애물이 많은 공간에서는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원 대표는 영상 처리 기술과 상호 보완돼 사용될 때 최고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큰 지도를 놓고 봤을 때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이용한 빠른 이동이 지금 현실에서는 가장 적합한 자동운항 시스템이다. 하지만 장애물 회피, 돌발상황 대응과 같이 지도를 확대한 상황을 놓고 본다면 영상 처리 시스템도 필요한 기술”이라며 “두 기술이 상호 보완해야 지금 시점에서 가장 완벽한 자동운항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을 시작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업계에서 기술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대구시가 공동조성한 C펀드 1억5000만원을 투자받았고 정부로부터도 4억30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미래부는 빅스를 디지털이노베이션 대상 업체로 선정해 이달 시상을 할 예정이다.
원 대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내비게이션 전문가다. 대학에서 지적정보를 전공한 원 대표는 1999년 IT(정보기술) 열풍이 불던 당시 만도(현 현대MN소프트) 중앙연구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KT하이텔, 팅크웨어 등을 거치며 17년 동안 내비게이션 업계에 몸담았다.
그가 드론 자동운항에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경력에서 비롯됐다. 원 대표는 올해 말 자동운항 시스템 테스트를 시작해 2년 후에는 상용화에 문제 없는 자동운항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내비게이션을 이용한 자동운항의 성패는 경로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축적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2년 동안의 연구개발 역시 경로 데이터 축적과 효율적인 경로 탐색 시스템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 대표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이용한 자동운항 기술은 원거리 자동운항이 가능하기 때문에 택배, 시스템 점검, 감시, 실종자 수색 등과 같이 광범위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드론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우선 시범적으로 시행할 사업이 산악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병충해 방재에 적용할 생각”이라며 “사업성보다는 우리의 기술력을 보여주기 위해 산을 택했다. 험한 산악지역에서 활용할 정도면 어떤 척박한 상황에서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