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의 시작이 궁금하다
처음에는 동호회에서 주최하는 트랙데이에 참가하는 정도였다. 자동차를 좋아하지만 레이스에 대해서 구체적인 지식이나 정보가 없었다. 트랙데이에 참여하면서 차를 타는 게 무척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마침 포람페에서 엑스타 87 원 메이크 레이스에 출전할 여성 선수를 뽑길래 이렇게 참가하게 되었다.
레이스에 대한 첫 경험 궁금하다
사실 지난 번 경기가 인제 스피디움에서 진행되었던 만큼 내심 ‘못하진 않겠지..’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게 평소 동호회 트랙데이가 서울에서 가까운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리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경기를 시작하니 말 그대로 멘붕이었다.
아쉬움과 부끄러움이 있었다. 아마추어, 말 그대로 취미라고 들었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막상 서킷에 와보니 그게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주행을 고민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며 더욱 빨라지려는 노력을 했다. 마치 그 모습이 프로 같았다.
달리는 즐거움은 어떤 즐거움인가?
정말 즐거운 일인 것 같다. 내가 원하는 대로 무언가를 움직이고 바꿀 수 있다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데 레이스카를 이렇게 움직이며 내가 원하는 대로 달릴 수 있는 그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게 무척 좋았던 것 같다. 정말 치명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내구 레이스 소식을 듣고 정말 참가하고 싶었다. 팀에 대회 출전을 요청해서 경기는 출전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는데 팀 메이트를 구하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김수 대표에게 팀 메이트를 구해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KMSA 모터스포트 최정원 대표의 배려로 허태웅 선수가 팀 메이트로 합류했다.
허태웅 선수는 어떤 사람이었나?
사실 허태웅 선수가 겉으로 보면 엄청 무섭게 생겼는데 막상 지내보면 정말 착하고 배려 가득한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레이스에 대한 정보는 물론 자동차 관리와 운전에 관한 세세한 것까지 모두 친절하게 대해줬다. 열흘 남짓 내구 레이스를 준비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시간이라 다른 어떤 대회를 준비하는 시간이 뜻 깊었다.
레이스의 매력은 무엇일까?
레이스는 그 순간이 정말 어려웠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차량에서 내리면 그 어떤 순간보다도 짜릿하고 즐거운 경험이다. 다른 무엇보다 최고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레이스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고 싶다.
앞으로도 레이스를 계속 해보고 싶다. 이렇게 즐거움을 느끼고 이렇게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포람페에서도 다른 여성 선수가 있는 만큼 그 선수들과의 일정을 조율하면서 경기 출전 기회를 노려야 할 것 같은데 최대한 많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레이스를 시작하며 달라진 생활은?
사실 평소에는 사업을 한다. 의류 원단 관련 일을 하는데 새벽부터 자정까지 계속 일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친구들과 만나더라도 일찍 들어가는 편이다. 그래서 친구들 사이에서 별명이 12시면 들어가서 자버린다고 해서 신데렐라라고 붙여줬다.
참고로 엑스타 86 원 메이크 레이스에 출전하면서 원래 타고 있는 4시리즈 쿠페보다 수동 변속기 연습을 위해서 86을 타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래서 이제는 수동 변속에 대해서는 익숙해진 것 같다서 내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레이스를 한다는 것에 가족의 반응은 어떤가?
사실 가족에게 레이스를 하는 걸 알리지 않았다. 안전을 걱정하면서 절대로 반대하고 막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아버지가 조금 눈치를 챈 것 같다. 86 차량이 아파트에 등록되어 있지 않아서 주차 경고장 등이 차량에 붙곤 하는데 최근에 누군가가 떼놓기 시작했는데 그게 아마 아빠인 것 같다. 참고로 엄마한테도 알리지 않았고 실제로 이번 대회도 봉사활동하러 간다고 말하고 나와버렸다.
다른 사람들이 헬멧을 벗기 전까지 김한울이라는 사람이 여성이라는 걸 몰랐으면 한다. 여자라는 어드밴티지로 평가 받지 않고 그냥 한 명의 드라이버 김한울로 인정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최고의 실력을 가질 수 없겠지만 누군가에게 혹은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정도의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수준의 기량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레이스라는 취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실 좋은 취미이고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결국 이렇게 레이스를 즐기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 건 어쩔 수 없다. 레이스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과 돈이 확보되었다면 레이스를 하는 동안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모든 걸 집중하고 노력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게 무척 많은 것 같다.
김한울이라는 사람에게 레이스는 어던 의미일까?
사실 레이스는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쉬운 일이 없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자신의 가량을 키워내고 자신을 스스로 제어하고 달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다. 겉으로 무척 화려한 수행 활동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런 과정 속에서 조금씩 더 발전하고 싶다는 생각이고 앞으로 꾸준히 경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