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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정책에 관한 한 매파로 분류되며 집권 노동자당(PT)의 지지세력인 노동계에서 `가위손`이라는 비난섞인 별명을 얻고 있는 호아킴 레비 브라질 재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증세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동안 면세해주던 각종 석유류와 연료에 대해 다시 세금을 부과하고 개인들의 대출에 대한 세율을 인상하는 한편 각종 수입제품과 화장품류에 대해서도 세금을 인상하겠다는 게 레비 장관의 계획이다.
다음달부터 즉시 이 조치들이 시행될 경우 한 해 200억헤알(약 8조2400억원) 정도의 증세 효과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일단 석유류 세율 인상을 통해 122억헤알의 세수를 늘리고 개인 대출을 통해 74억헤알, 수입제품 세율 인상으로 6억9400만헤알, 화장품 세율 인상으로 3억8100만헤알의 증세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는 이를 통해 “정부의 재정정책 규율이 다시 시장과 투자자들로부터 신회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레비 장관의 방침은 지난해 헤알화 약세와 경제성장 부진 등으로 낙선 위기까지 몰렸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경제 회생 방침에 따른 것이다. 집권 1기 호세프 대통령은 석유가격 인상 억제와 전기요금 강제 인하, 국영 경제사회개발은행(BNDES) 주도의 개발사업, 노동자 지원 사회 프로그램, 자동차 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등으로 재정상태를 크게 악화시켰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를 의식한 듯 호세프 정부는 집권 2기가 시작되자마자 정부 재정지출 가운데 663억헤알을 절감하기로 하고, 고용과 대출에 대한 보조금 삭감, 대중교통요금 인상, 연금 개혁 등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레비 장관은 이날 “재정 회복을 통해 신뢰를 다시 찾으려는 목표 하에서 브라질 경제의 균형을 다시 맞추려는 일련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브라질이 다시 성장세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다소의 희생이 따르더라도 이같은 조치들을 차근차근 밟아나가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는 브라질의 재정여건 악화와 경기 침체를 이유로 들면서 국가신용등급을 투기(정크)등급 바로 한 단계 위 수준까지 강등한 바 있다. 또 무디스도 지난해 9월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Baa2`로 유지하면서도 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로 낮춰 향후 등급 하향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