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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 "때에 따라 요구 되어지는 사람은 다르다"…'적시적재(適時適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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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근 기자I 2014.09.23 08:59:51
[유영민 영산대학교 겸임교수] 유능한 사원이 반드시 능력 있는 관리자가 되고 역량 있는 임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똑똑하다고 능력을 인정받았던 사람이 관리자가 된 후에 오히려 자기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관리자 시절에는 그저 그랬던 사람이 임원이 되고 난 후에 오히려 출중한 성과를 내고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이는 사원으로서 갖춰야 할 능력 외에 관리자가 되면 또 다른 역량과 자질이 추가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며, 특히 경영자가 되려면 경영적인 감각과 전략적인 사고 능력, 소통능력, 갈등해결 능력, 대내외의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가 더 중요하게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우리는 어떤 일을 맡길 때에 알맞은 재능을 가진 사람을 알맞은 자리에 써야 된다는 의미로 ‘적재적소(適材適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따라서 자신의 재능에 맞는 알맞은 자리만 찾게 되면 그 분야에서 변함없이 직장생활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그러나 무서운 속도로 우리의 삶과 세상이 바뀌는 스마트 세상에서는 스마트 기술을 어떻게 비즈니스에 접목해 새로운 시장과 가치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느냐 하는 것이 기업의 생존 문제인 만큼 각 조직과 개인에게 요구 되는 기술과 역량도 빠르게 변화 되고 있다.

이제는 동일한 재능으로 변함없이 한 곳에 머무를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기술과 시장의 변화에 따라 그때그때 변신(Transformation)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의 일이 없어지고 요구 되어지는 역량도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변신 없이도 계속 그 곳에 머물 수 있다면 결코 그 기업과 개인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적재적소 보다는 ‘적시적재(適時適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때에 따라 요구되는 스펙과 자질은 다르다는 것이다.

늘 똑똑한 사람이 아닌 현장 경험이 풍부한 사람, 기술력이 뛰어난 사람, 소통과 협상력이 뛰어난 사람, 전략보다는 실행력이 높은 사람 등 때에 따라 적합한 인재를 찾아야 한다.

애플의 경우 회사의 성장에 따른 대기업 형태의 경영이 필요 할 때 스티브 잡스는 과감하게 최고경영자로 스칼리를 영입하고 자신은 소규모 개발팀을 맡아 뒤로 물러났고, 파산 위기에 처했을 때에는 회사를 구하기 위해 아멜리오를 등장 시켰다. 또 애플을 재창조 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잡스가 다시 필요 하게 되었다.

애플과 잡스에게 주어진 역할은 때에 따라 달랐고 그때그때 필요한 사람이 기용됐다. 이것이 오늘의 애플을 만들었고 스마트 세상을 만들었다. 이같은 예는 애플뿐만 아니라 IBM 등 많은 기업에서도 볼 수 있다.

국내의 어느 회사 이야기다.

해외 진출이 활발할 때에는 전략과 글로벌 감각을 갖춘 최고경영자(CEO)가 필요했고, 기반이 갖춰진 이후에는 강력한 실행력을 갖춘 CEO가 필요했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과감한 의사 결정이 중요한 전환기에는 오너 경영자가 등장하게 된다. 전문 경영인이냐 오너 경영인이냐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적시적재(適時適材)가 중요 한 것이다.

필자가 공직인 어느 공공 기관장으로 있을 때의 일이다.

기업 재직 중에 공직에 가서 기업의 잣대로 들여다보니 이해 할 수 없는 문제투성이였다. 기본적인 것부터 새롭게 고치고 잘못된 관행과 틀을 깬 결과 기관경영평가 최하위권이었던 조직이 1년 만에 기관과 기관장 경영평가에서 1등을 했다.

문제는 다음부터였다. 바꾼 터 위에 새로운 집도 짓고 사람도 바꿔야 하는데 필요한 자원(돈, 사람 등)을 확보하려면 상급부처와 국회, 기획재정부 등 관련부처와 긴밀한 협조가 필요했다. 하지만 기업 출신인 필자에게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당시 느낀 점은 근본을 변화시키고 혁신이 필요할 때에는 기업출신 전문가가 필요할 수 있지만, 새로운 토대 위에 집을 지을 때는 정치인이나 공무원 출신이 좋을 수도 있겠다라는 것이었다. 어쩌면 그것이 적시적재 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때에 따라 요구 되어지는 스펙과 자질은 다르다. 먹이를 찾아 움직이는 동물처럼 늘 자신의 핵심 역량을 계발하고 변신해 필요로 하는 직업을 찾아 끊임없이 움직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유영민 영산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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