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월' 뜨거워지는 5·18 34주년 추모분위기

박보희 기자I 2014.05.17 13:24:21
(광주=뉴시스) 5·18민주화운동 34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둔 17일 5·18 추모제가 열리는 등 광주 곳곳에서 추모 분위기가 절정에 이르고 있다.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는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주관으로 5·18민중항쟁 제34주년 추모제가 열렸다. 유족 100여명은 추모사와 헌화·분향 등을 통해 오월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80년 5월의 아픔을 달랬다.

추모제에는 오형국 광주시 행정부시장, 김영선 전남도 행정부지사, 전홍범 광주보훈청장, 오재일 5·18기념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해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시장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강운태 후보, 무소속 이용섭 후보, 새정치민주연합 윤장현 후보 등 지방선거 후보자는 물론 정치인들도 대거 참석했다.

추모탑 앞에는 5·18 34주년을 추념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조화(弔花)가 설치되기도 했다.

이날 추모제는 제1부 추모제와 제2부 추모식으로 나눠 열렸다.

제1부 추모제에서는 정춘식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 김후식 부상자회장, 양희승 구속부상자회장 등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희생자들을 위한 제례를 올렸다.

이어진 2부 추모식은 개식선언, 국민의례, 추모사, 추모시 낭송, 유가족 대표 인사말,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오재일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추모사를 통해 “이 땅에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산화해 간 5월 민주 영령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며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5월 영령들이 함께 할 것을 믿는다”고 추모했다.

정춘식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유가족들을 대표해 “구조적인 부패 고리에 갇혀서 우리의 눈앞에서 죽어가는 어린 목숨들을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사회에서 우리는 다시 80년의 모습을 본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오월 영령들이 목숨으로 진정 원했던 자유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족과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뒤 헌화 및 분향을 하고 추모식을 마쳤다. 추모식 과정에서 일부 희생자 어머니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후 광주역 앞에서는 ‘5·18민중항쟁 34주년 기념 전국 노동자대회’가 진행된다. 대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노동자 2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7시부터는 광주 동구 금남로 옛 도청 앞에서 취소된 5·18 전야제를 대신해 광주와 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주관하는 ‘5·18 민주 대성회’가 열린다.

(광주=뉴시스) 5·18민주화운동 34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추모식이 열렸다. 한 희생자 가족이 80년 5월 숨진 시어머니의 묘역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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