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공제는 보험업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유사보험`으로, 우체국보험과 더불어 대형 보험사에 버금가는 규모를 갖추고 있다. 이미 수입보험료 규모에서는 대한생명과 교보생명의 수준까지 확대돼 `국내 거대 보험사업자`로 성장했다.
그러나 일반보험사에 비해 조직이나 인력, 판매체계 등 전반적인 기본시스템이 취약하고 법적인 제한으로 변액보험 등 일부 보험상품 취급을 할 수가 없어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결국 농협공제는 생존경쟁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개선하고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로드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 외형상 보험업계 4위..수익구조는 `취약`
농협공제는 보험료와 자산규모 등 외형상 보험업계 지표를 비교할 때 이미 생명보험업계 4위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현재 농협공제의 수입보험료는 7조2759억원으로 교보생명(7조2744억원)을 간발의 차로 뛰어넘었다.
(좌측 표 참조)
지난해 말 농협공제의 공제료는 2005년 대비 11.0%성장했다. 이 가운데 보장성공제료는 1조8048억원으로 2005년 대비 12.2%성장, 공제료 확대에 큰 기여를 했다.
이러한 외형에도 불구하고 농협공제의 수익구조는 점차 악화되고 있다. 민영보험사의 수입 중 보장성보험의 보험료 비중은 지난해 말 60%를 넘어섰다. 반면, 농협공제의 보장성 비중은 24.8%로 민영보험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저축성 공제가 많으면 재무건전성의 척도인 지급여력비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자산 확대에도 불리하다.
은행을 통한 보장성보험판매가 허용되면서 농협공제의 창구판매 이점도 감소하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방카슈랑스 수수료는 지난해 말 1240억원으로 2005년 같은 기간보다 0.6% 줄었다.
농협공제 관계자는 "수익성 위주의 내실경영 사업체제로 개편하지 않으면 공제의 위기가 닥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며 "취약한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시장도태` 위기의식 고조..보장성 공제 강화 역점
농협공제는 2010년까지 자산 30조달성을 위해 올해부터 3년간 `수익성중심의 사업체계 구축` 목표를 세웠다. 현재의 상품구조와 경영으로는 `시장에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위기 의식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농협생명과 농협화재가 각 분사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빅3`도약을 위한 연도별 실행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농협공제는 사업목표를 조기달성하기 위해 올해 수수료 수입을 지난해보다 4.1%성장한 5700억원으로 정했다. 공제료는 0.3% 늘어난 7조3000억원이지만 보장성공제료 수입은 전년대비 5.3% 증가한 1조90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우측 표 참조)
전체 공제료 성장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저축성 공제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 공제 비중을 늘려 상품 포트폴리오를 점차 보장성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농협공제의 상품개발 방향도 보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무배당 상품을 늘리고 단체보험시장 확대에 대응하는 신판매채널용 맞춤형 단체상품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삼성생명을 벤치마킹해 농협공제의 브랜드 가치 육성은 물론, 수익위주의 경영을 정착시키고 위기관리 능력도 다져 나가겠다는 `속내`가 담겨져 있다.
보장성상품의 판매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적인 판매채널 확보가 필수적이다. 가입자들의 `생애주기(라이프사이클)`에 맞춰 재정설계와 함께 보험상품을 설계할 수 있는 `완전판매`의 능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농협공제는 올해 판매채널의 전문화와 다양화도 주요 역점 사업으로 정했다. 판매조직 확대를 위해 시·군 단위 연합사업단을 육성하고 대도시권 영업점사업단을 지난해 75개에서 올 연말까지 130개로 확보하기로 했다.
공제 재무설계사(FC)의 수도 대폭 증원할 예정이다. 지난해 1434명에서 올해 3000명까지 늘리고, 장기적으로 삼성생명 FC인원(3만명)에 버금가는 인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텔레마케팅(TM)조직을 삼성생명 수준인 100명 정도로 유지하고 사이버마케팅(CM)과 홈쇼핑판매 진출 등도 강화하기로 했다. 영업점교육 활성화를 위해 `현장교육지원팀`을 신설하고 공제교육원과 사이버교육 등 `3원 교육시스템`으로 운영키로 했다.
농협공제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점포당 보험상품 판매를 전담하는 직원이 2명이 있으나 농협공제는 사무소당 잔담인원이 평균 1인 미만"이라며 "보장성 공제 판매를 늘기 위해 기본적인 시스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보험업계 반발
농협공제는 취약한 수익구조 개선과 내부적인 공제사업부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보험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농협중앙회 내에서 농협공제에 대한 인식은 낮은 편이다. 주요사업내지 수익사업이라는 인식이 부족하다는 게 실제 내부의 평가다.
공제보험은 직원들의 업적평가 점수비중이 낮아 판매에 시큰둥 할 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상품보다 판매가 어려워 기피하고 있다. 아울러 사무소 직원들이 다른 업무와 겸직하고 있어 판매가 저조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농협중앙회 내에 공제의 위상을 높이고 수익사업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기 위해서라도 보험사업 진출은 불가피하다는 게 농협공제 내부의 판단이다.
농협공제는 공제의 특수성을 인정해 금감위의 감독을 받지 않는 `특례조항 인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농림부와 재경부 등 정부기관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농협공제의 보험시장 진입을 정당화시켜 나가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를 위해 농협공제는 지난달 4일부터 오는 5월3일까지 4개월간 보험시장 진입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농협공제 경쟁력 평가 및 강화방안`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
농협공제는 법적제한으로 개발할 수 없는 변액보험과 퇴직연금보험, 특수 화재보험, 자동차보험을 취급할 수 있도록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성장동력 확보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농협공제가 보험시장에 진출하려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그동안 보험업계와 농협공제, 농림부와 금융감독위원회 등은 농협공제의 감독일원화 문제를 두고 첨예한 대립을 해왔다. 보험업계에서는 농협공제가 생·손보 법인 독립 후 보험업에 진출해야 하며 금감위·원에 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농협공제가 생·손보 상품을 동시에 취급하는 것은 보험업법 겸영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농협공제가 생·손보를 분리해 독립법인화 한다면 보험업 진출을 굳이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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