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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솔리다임 IPO 철회... '중복상장은 악' 일률 잣대는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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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6.10.26 05: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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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을 나스닥에 상장해 최대 20조원을 조달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주 공시를 통해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가 SK하이닉스와 기존 주주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인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IPO 검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주주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했다는 점에선 바람직한 결정이다. 하지만 솔리다임의 미래 성장력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모회사·자회사의 중복상장을 막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좀더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솔리다임은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미국 기업이다. 생산공장은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 있다. SK하이닉스가 2021년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해 ‘솔리다임’으로 출범시켰다.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 서버에 들어가는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eSSD)가 주력제품이다.

SK하이닉스에게 솔리다임 상장은 합리적인 선택이다. 무엇보다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eSSD의 수요가 급증했다. 그러나 기존 다롄 공장 증설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장비 제재가 걸림돌이다. 그래서 새 공장 부지로 뉴욕주를 염두에 두었다. 미 본토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 관세 장벽을 우회하는 장점도 있다. 또한 생산시설 확충은 경쟁사인 중국 양쯔메모리(YMTC)의 추격에 적극 대응한다는 의미도 있다.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가 1위, SK하이닉스·솔리다임이 2위를 달리는 가운데 양쯔메모리(YMTC)가 3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금융당국은 8월부터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한국거래소 상장·공시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모회사 이사회는 중복상장에 앞서 주주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주주 보호 방안을 마련하는 등 5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솔리다임 건이 중복상장에 해당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좁게 보면 맞다. 하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의 수요 변화, 중국 경쟁사의 추격, 미국의 반도체 관세 움직임 등을 두루 살피면 다른 그림이 보인다. 손자회사가 잘 나가면 결국 SK하이닉스에도 이득이다. 중복상장은 무조건 나쁘다는 식의 일률적 잣대는 되레 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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