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며 강한 여름 햇빛이 내리쬐었지만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0주년 페스타를 보기 위해 모인 인파들은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30만명 가까운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 대규모 행사를 앞두고 경찰은 물론, 곳곳에 배치된 안전요원들의 관리 속 ‘아미’(방탄소년단 팬덤)들은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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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앞 상인들은 한국어와 더불어 영어, 태국어, 일본어 등 다양한 언어를 외치며 호객 행위에 나섰다. 얼음물을 파는 상인 진모(64)씨는 “평소 주말이랑 비슷한 수준인 것 같다”면서도 “불꽃놀이가 하이라이트니, 그 때까지 계속 장사를 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페스타 행사장 안에는 BTS의 무대 공연과 영상을 볼 수 있는 대형 스크린 외에도 다양한 전시, 포토부스 등도 마련돼 있었다. 팬들은 행사장 내에 울려펴지는 방탄소년단의 노래에 맞춰 ‘떼창’을 하거나, 환호했다. 모자와 선글라스, 양산, 부채 등으로 무장한 이들은 연신 “덥다”를 외쳤으나 즐거운 표정이었다. 무더운 날씨인 만큼 “탈수 증상이 생기면 바로 의료 부스를 찾아달라”, “곳곳에 안전 요원을 찾아달라”는 안내 방송도 계속됐다.
여의도 인근 시민인 김모(66)씨는 “어제부터 젊은이들, 외국인들이 이 근처에서 노숙도 했다”면서 “평소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자주 듣고 ‘힐링’이 되는 기분을 느끼는데, 젊은이들이 한국을 알리는 것을 보면 너무 자랑스럽고,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기쁘다”고 했다.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 팬들도 많았다. 프랑스 유학생인 밀라(21)씨와 셀리아(21)씨는 “원래부터 방탄소년단을 좋아했고, 모든 멤버를 좋아하지만 특히 ‘뷔’를 좋아한다”며 “날은 덥지만 팬들에게는 10이라는 숫자가 소중하고 의미가 있다”고 페스타에 온 이유를 밝혔다.
일본인 아카네(28)씨도 어머니와 함께 지난 13일 한국을 여행하기 위해 입국 후 페스타를 찾았다. 아카네씨는 “2019년부터 BTS를 좋아해 작년 부산 공연도 찾았었다”며 “올해는 10주년을 맞아 큰 행사가 있다고 해서 다시 한국을 찾았는데, 즐거운 분위기라서 기쁘다”고 웃었다.
한편 서울시는 최대 30만명 가까운 인원이 모일 것을 예상, 전날 영등포경찰서를 필두로 해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경찰은 오후 2시부터 행사의 마무리 격인 불꽃놀이가 열리는 오후 10시까지 여의동로(마포대교 남단~63빌딩 앞)을 전면 통제하고, 필요 시 여의상류IC와 국제금융로 등에 대해서도 탄력적 통제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