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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항구도시 '마리우폴' 점거…"민간인 대피로 막아"

최정희 기자I 2022.03.12 14:30:24

"러시아 군이 항공에서 30분마다 공격"
마리우폴 시민 1500명 가량 사망
러시아군, 탱크로 민간인 대피로 막아
영하 날씨에 물·식량·전기 끊긴 채 시민 20만명 고립

(사진=로이터)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러시아가 30분마다 공격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집중 공격하면서 마리우폴 민간인들이 대피하는 데 실패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관료들은 마리우폴에 갇힌 민간인들이 ‘지옥의 이틀’을 겪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공격이 30분마다 이어지면서 민간인들의 대피 시도가 무산됐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SNS를 통해 “러시아군이 계속해서 냉소적이고 무자비하고 의도적으로 아파트 건물을 공격하고 있다”며 “30분마다 비행기가 마리우폴시 상공에 도착해 주거 지역에 있는 노인, 여성, 어린이 등 민간인을 죽였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은 러시아의 마리우폴 습격으로 1582명에 달하는 민간인들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도시 주변을 러시아군에 둘러싸면서 식량과 물, 전기가 끊긴 채로 20만명이 고립돼 있다고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도시로 식량, 물, 의약품을 보내려는 시도가 좌절됐다”며 “러시아군이 도시의 인도주의적 통로에 탱크 공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민간인 대피를 위한 통로를 막았다는 얘기다.

마리우폴 지역은 러시아로서는 전략적 중요지로 여겨진다. 동쪽으론 친모스크바 세력이 있고 남쪽으론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 반도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시신들은 무덤에 무더기로 묻혀있고 불에 탄 자동차, 깨진 유리, 나무조각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영하의 날씨에 마리우폴 시민들은 식량과 연료를 찾아 헤매고 있다. 그러나 많은 지역에서 난방을 비롯한 전화, 전기가 차단된 상태다.

더구나 러시아는 마리우폴에 있는 산부인과 병원까지 공격했다. 어린이를 포함한 3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공격에 대해 “부끄럽고 부도덕한 전쟁 행위”라고 비난했다. 제임스 히피 영국 국방부 정무차관은 “병원이 무차별 총격을 당하든 고의적 표적이 됐든 이것은 ‘전쟁 범죄’”라고 지적했다.

반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상자에 대한 우려에 대해 ‘한심한 비명’이라며 “수요일에 공격받은 병원은 환자 치료를 중단했고 우크라이나 급진파가 점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이 여성 노동자, 간호사 등을 쫓아냈다”며 “그곳은 극단주의자 아조프 대대의 기지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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