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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방문-후속 조치’는 한 세트…성과 주력하는 이낙연
이낙연 대표는 10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민주당-한국노총 고위급 정책협의회 및 노동존중실천국회의원단 출범식에서 “필수노동자나 플랫폼 노동자 보호 대책 수립은 시급한 현안”이라며 “노동계에서도 많은 관심과 협력을 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최근 그가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을 찾아가 애로사항을 청취한 것과 연장선상에 있는 행사다. 이 대표는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택배 노동자와 배달 라이더, 대리운전 기사를 잇따라 만났다.
지난 9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 관계자들을 만나 코로나19로 인한 공연업계의 어려움을 들었을때도 마찬가지다. 당시 배우 김수로가 “공연이 취소돼 대관비를 다 내게 되어 있다”고 호소하자 이 대표는 바로 실태 파악을 지시했다. 이후 국민권익위가 전국 지자체에 대관료 위약금을 최대 20%가 되게 조정하도록 권고했고, 문화체육관광부도 개선에 착수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의 현장 방문 일정은 ‘현안 발언→현장 방문→후속 조치’까지 한 세트로 이어진다고 한다. 이 대표가 문제 제기를 해 이슈를 환기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은 뒤 이를 해결한 입법이나 당내 기구 구성으로까지 이어지게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현장 의견을 청취하러 간 간담회에서는 발언을 준비하지 않은 참석자 한 명 한 명에게까지 ‘당부하실 것이 없느냐’고 묻는다는 후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표가 다녀오면 뭔가 성과가 있어야 한다”며 “빈손으로 갔다 오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장에 방문한 뒤 어려움을 해결하지 않으면 정치가 아니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고 전해졌다.
최근에는 전국으로 보폭을 넓혔다. 이달 초 전북·전남·TK(대구경북)·PK(부산경남)에서 각각 현장최고위를 연 이 대표는 11일엔 충청도와 강원도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한다. 현장 최고위 역시 지역 현안 해결과 예산 지원 약속이 뒷따랐다. 다만 성과를 중요시하는 이 대표의 스타일 때문에 뚜렷한 후속 조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전세난 현장엔 방문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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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 낙연’ 벗는 李…요동치는 대권 구도
지나치게 신중한 태도로 얻은 ‘엄중 낙연’, ‘고구마’라는 이미지도 점차 벗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오전 주요 정치인 가운데 처음으로 조 바이든-카머랄 해리스 미국 대통령·부통령 후보의 당선을 공개적으로 축하했다. 그는 “조 바이든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축하드리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도 함께 축하드린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당선’, ‘당선자’, ‘대통령’ 등 직접적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바이든 당선인을 축하한 것과는 대비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복 연설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대표의 발 빠른 축하 메시지에 민주당 대변인도 놀랐다고 한다.
민주당 유튜브 채널 ‘씀TV’에 출연해선 이미지 변신도 시도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예능 프로그램 형식의 ‘이낙연 저낙연’을 통해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성격 유형검사 ‘MBTI’를 실시간으로 `받았다. ‘MBTI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냐’는 진행자 질문에 “몰랐다. 이명박 대통령과 관련된 뭔가 생각도 했다”며 개그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스타일 변신은 최근 대권 구도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친문 핵심’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항소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아 2022년 대통령 선거 레이스에선 사실상 퇴장했지만, ‘제 3의 주자’를 두고 봐야 한다는 당 안팎의 분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지율도 여전히 엎치락 뒷치락이다. ‘국무총리-호남 출신’으로 닮은꼴인 정세균 총리의 대권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