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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수면방해 하는 스마트폰, 아이 키 성장도 막는다

이순용 기자I 2020.08.19 07:03:14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최근 모 종합편성채널 육아 프로그램에서 황혼 육아 중인 할머니와 딸이 나와 스마트폰에 빠진 6살 손자가 걱정이라고 토로한 내용이 화제다. 약속된 사용 시간이 지나 스마트폰을 빼앗자, 아이가 이를 거부하며 엄마를 발로 차는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기까지 했다. 충격적이지만 최근 이러한 문제는 여러 가정에서 목격되고 있다.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2018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3세 이상 국민 10명 중 9명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 10명 중 2명이 과의존 위험 상태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만 3~9세의 유·아동의 스마트폰 중독 비율(과의존 위험군)은 20.7%로 2015년 대비 8.3%p 증가하며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여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맞벌이 부모일수록 자녀와의 연락을 위해 스마트폰을 사주는 것이 편리하게 느껴지고, 그 연령이 가정마다 자연스럽게 낮아지게 된 것이 점차 문제를 키웠으리라 짐작된다.

그러나 편리함만으로 선택하기에 스마트폰의 폐해는 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다. 특히 한창 자라야 할 시기의 스마트폰 사용은 자극적인 영상과 음향들이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성조숙증 문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블루라이트로 인해 수면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생성이 감소해 수면이 방해되고, 마찬가지로 성조숙증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성조숙증은 아이의 키를 훔친다. 또래보다 2년 정도 이차성징이 빨리 시작되는 것으로, 여자 만 8세 이하, 남자 만 9세 이하에 가슴멍울, 머리 냄 새 등의 사춘기 징후가 나타나면 성조숙증을 의심해야 한다. 성조숙증이 나타나면 급성장기를 미리 겪고 성장을 빨리 마무리하기 때문에 결국 아이의 최종 키는 본래 자랄 수 있었던 키보다 작아지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키는 자신감을 뒷받침해주는 것이기도 하고, 꿈을 이루어가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되어 주는 것이기도 하기에, 성조숙증은 성장기에 가장 피해야 할 질환 중 하나다.

또한 스마트폰 사용은 운동 부족을 일으킨다. 또래 간의 의사소통에 문제를 만들고, 잘못된 스마트폰 자세로 거북목증후군, 척추측만증 등 키 성장을 방해하는 심각한 체형 문제를 불러오기도 한다. 수면 부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하느라 늦게 자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스마트폰의 무분별한 정보와 자극적인 영상, 음향이 정상적인 수면을 방해하며 수면 장애를 일으킨다. 성장호르몬은 아이가 숙면을 취할 때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데, 이마저도 방해를 받게 되는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유·아동의 스마트폰 중독은 그대로 초등학교 고학년, 청소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모두 아이가 키가 크는 소중한 시간이다. 성장기 아이가 스마트폰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부모가 먼저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 무조건 다그치기 보다는 아이와 함께 충분히 상의하여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규칙을 세우고 끝까지 잘 지켜나갈 수 있도록 격려하도록 하자. 스마트폰의 부작용에 대해서 함께 살펴보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아이의 키 성장을 지켜주는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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