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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올해 출판계는 2014년 11월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에 따른 환경변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났다. 독자의 서적구매 경향이 신간·콘텐츠 중심으로 달라지면서 신간 베스트셀러 점유율이 시행 이전 66.7%에서 92%로 25%포인트 상승하는 등 출판생태계가 달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100만부 이상 팔리는 이른바 ‘메가베스트셀러’가 등장하지 않았고 특정 서적의 장기독주 현상도 줄었다. TV와 강연·팟캐스트 등 다른 장르와 협업한 책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기도 했다. 올 한 해 두드러졌던 출판계의 특징을 세 가지로 꼽아봤다.
◇국내 작가 ‘자존심’ 되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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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주요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종합 1위를 차지한 책은 혜민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수오서재)이었다. 이후에도 국내 저자의 책들이 줄지어 독자의 선택을 받았다. 정유정의 ‘종의 기원’(은행나무)과 한강의 ‘채식주의자’(창비), 조정래의 ‘풀꽃도 꽃이다’(해냄), 설민석의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세계사) 등이 서점가에서 국내 저자의 돌풍을 이어갔다. 인터넷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12월 2일까지 베스트셀러 20위권 안에 든 국내 저자의 책이 15종에 달할 정도로 출판계에서 국내 저자의 위상은 예년에 비해 뚜렷하게 높아졌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알랭 드 보통 등 그동안 국내에서 인기를 끌던 외국 작가의 신간도 올해는 연이어 출간했지만 예전의 유명세에 비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사회이슈가 만든 ‘베스트셀러’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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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지며 대통령의 연설과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2014년 2월 출간한 ‘대통령의 글쓰기’(메디치)가 다시 베스트셀러로 소환됐다. ‘대통령의 글쓰기’는 김대중·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 연설비서관을 지낸 저자 강원국이 두 전직 대통령의 글쓰기 비법을 담은 책. 메디치에 따르면 ‘대통령의 글쓰기’는 출간 이후 월평균 300부 정도 나갔지만 최근 한 달에 3만부를 찍을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5월 일어난 ‘강남역 20대 여성 살인사건’ 이후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3월 출간했던 록산 게이의 ‘나쁜 페미니스트’(사이행성)와 지난해 5월 나온 레베카 솔닛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창비) 등 페미니즘 책이 다시 주목받기도 했다. 지난해 연말 출간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김영사)와 뇌과학을 전공한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의 ‘김대식의 빅퀘스천’(동아시아) 등 과학서적도 지난 3월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대결과 맞물려 다시 주목을 받았다.
◇무력해진 자기계발…에세이·시집으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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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는 시인 김소월과 윤동주·백석 등의 복간본 시집이 인기를 끌며 상반기 베스트셀러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지난 몇 년간 출판계를 주도했던 자기계발서적의 위력은 올해 들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할 엘로드의 ‘미라클 모닝’(한경BP)과 앤절라 더크워스의 ‘그릿’(비즈니스북스) 외에는 뚜렷하게 눈에 띄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자기계발서를 많이 찾았던 20대와 30대의 독서패턴이 에세이와 시집 등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에세이와 시집 등을 많이 찾는 독자층은 전통적으로 40대와 50대였으나 최근 경향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에세이를 구입한 독자군으로는 30대가 31.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20대가 26.5%로, 20~30대가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국내 저자폭이 넓어지고 수준이 높아진데다 출판사의 편집과 기획력이 향상되면서 현실에 발 빠르게 대응한 서적이 증가세에 있다”며 “국내 저자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출판계가 강의나 TV프로그램 등과 연계한 서적을 통해 저자를 발굴하는 데도 앞장 섰다”며 “내년에도 사회현상과 맞물린 책이 주목을 끌고 감성적인 글에 이미지가 많이 들어간 에세이류의 책들이 현실에 지친 독자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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