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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업 `이익절벽` 온다…나홀로 경기호황도 `흔들`

이정훈 기자I 2015.03.29 10:04:08

S&P캐피탈IQ, 미국기업 1~2분기 이익 연속감소 전망
올 연간 이익증가도 `위협`.."경기침체 이어질까 우려"

S&P500지수 업종별 EPS 증가율 전망치 변화 추이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경제가 나홀로 호황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기업 이익 전망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 올 1분기와 2분기 연속으로 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기업들의 이익 절벽(profit cliff)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2분기 연속 이익 감소…70년간 단 세 차례

미국 기업 실적 집계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캐피탈IQ사가 28일(현지시간) 집계, 발표한 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올 1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전년동기대비 2.9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2분기 EPS 역시 1.84% 줄어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당초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1분기 EPS는 8.57%, 2분기는 7.33% 각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었다. 통상 기업 이익이 2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할 경우 `이익 침체기(recession)`로 불린다. 이에 따라 올 회계연도 연간으로도 EPS는 0.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점쳐졌다. 석 달전에는 9.78% 증가가 예상됐었다.

업종별로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에너지 기업들의 이익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인해 소재업종도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자재값 하락으로 원가 부담이 줄어든 유틸리티 업종도 수요 부진으로 이익 감소를 겪을 것으로 보이고 통신과 필수소비재 등 전통적 내수업종들도 좋지 않은 모습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에 올 1분기 EPS가 13.8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에너지업종은 이달 들어 EPS 감소율이 62.5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분기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져 올 연간 EPS도 작년보다 57.08%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기업 실적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국제유가 급락과 글로벌 달러화 강세, 상대적인 내수 부진 등에 의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샘 스토발 S&P 캐피탈IQ 수석 주식전략가는 “지난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이후만 놓고 보면 10차례 경기 침체기에는 당연히 기업 이익도 침체를 겪었지만, 경기 침체가 아닌 상황에서 기업 이익이 이처럼 침체기를 겪는 것은 단 세 차례 뿐일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둔화-증시조정 뒤따라올 수도”

그는 “아직까지 이익 침체기라고 말하긴 이르지만, 차츰 올해 EPS 전망치 역시 현재 목표치를 밑돌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질 것”이라며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렇게 실적이 침체기를 겪으면 자연스럽게 경기 침체도 따라올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적 부진으로 인한 증시 조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파이낸셜 시장 전략가는 “기업 이익과 매출 증가세가 둔화될 경우 에너지업종 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까지 주가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며 “그러면 시장 참가자들은 자연스럽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갖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올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7%로 하향 조정했고, 올 1분기 GDP 성장률 역시 모건스탠리가 최근 보합(0) 수준까지 낮춘데 이어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역시 0.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닉 라이히 더어닝스스카우트 최고경영자(CEO)는 “이익 성장 둔화는 우려되고 있지만, 적어도 올 연간으로는 이익이 감소하진 않을 것 같다”며 “이는 다른 전세계 중앙은행들의 부양정책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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