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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경영 스토리] 기후변화와 `감귤`

e뉴스팀 기자I 2013.12.02 08:41:10
귤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겨울이 되면 귤을 먹는 재미에 손이 노랗게 변하는 사람이 속속 등장합니다. 쌀쌀한 겨울날씨에 따뜻한 이불 속에서 맛있는 귤을 하나 둘 씩 까먹는 재미는 그야말로 꿀맛이기 때문인데요.

겨울이 성큼 다가와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연일 추운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체가 이런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일시적으로 혼란을 겪고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데요. 면역력이 약해지면 감기 등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국민 과일’인 귤은 맛도 좋고 먹기도 편해 겨울철이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습니다. 게다가 영양가도 풍부해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겨울에 안성맞춤이죠.

귤을 많이 먹으면 손이 노래지는 것은 귤에 들어있는 카로틴이라는 물질 때문입니다. 카로틴은 비타민A의 전구물질인데 눈에서 사용되는 레티놀로 전환됩니다. 눈 건강을 위해서도 귤을 먹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또 비타민 C가 풍부해 감기 예방에 좋다고 알려졌는데요. 비타민C는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체온이 내려가는 것을 막아주며 피부와 점막을 튼튼하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귤에는 비타민C가 평균 40㎎이 함유돼 있고 저온에서 장기간 저장하는 동안에도 비교적 영양소의 잔존률이 높습니다. 귤에 들어 있는 비타민C는 10월경에 나오는 것인데요. 추운 겨울로 접어들면서 더 증가한다고 합니다. 귤의 껍질에는 비타민C가 과육보다 3~4배 가량이나 더 들어 있고 향기 성분인 정유가 들어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껍질을 차나 잼으로 만들어 먹기도 하죠. 귤껍질은 신경안정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동의보감>에는 신경성 질환에 ‘귤피일물전’이라 해 귤껍질 한 가지만 쓰는 처방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귤껍질과 과육 사이에 있는 하얀 속껍질은 펙틴이라는 섬유소가 많이 함유돼 있습니다. 이는 변비를 예방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작용을 합니다. 펙틴은 간에서 담즙이 잘 배설되도록 돕고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시켜 동맥경화를 예방하기도 합니다.

먹으면 건강해 지는 귤. 다른 계절에 비해 면역력이 많이 떨어지는 겨울철에 귤을 통해 부족한 비타민 군을 섭취하고 신체건강과 피부미용을 돕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모든 것이 그렇듯 지나치게 과한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므로 하루에 적당 양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입니다.

흔히 감귤하면 제주도를 떠올리기 쉽지만 요즘에는 지구온난화로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1960년 초기에는 서귀포를 중심으로 한 제주도 일부만이 한국 유일한 감귤류 생산지로 알려져 왔으나 그 동안 많은 시험재배 결과 최근에는 해발고도 200m 이하의 제주도 일원과 남부지방의 통영·고흥·완도·남해·거제 등지에서도 일부의 감귤류(한라봉 등)가 재배되고 있다고 합니다.

귤과 비슷한 한라봉의 경우 이제는 충북지역에서도 본격적으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사과와 밤 등으로 유명한 중부 내륙의 충주가 이젠 한라봉 산지로 변모하고 있는 것입니다. 충북 충주시는 2009년 ‘탄금향’ 시험재배에 성공해 2011년에만 9t을 수확했습니다. 지난해에는 40t 가량을 수확했고, 최근에도 재배면적이 점점 느는 추세라고 합니다.

또 제주도에서 나는 감귤 꽃의 개화시기도 빨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5월 13일 농업용 상세전자기후도를 이용해 제주지역의 노지 감귤의 꽃피는 시기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발표에 따르면 감귤 꽃이 피는 시기는 197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빨라졌고 앞으로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입니다.

감귤 꽃의 개화 시기는 1970년대에는 평균 5월 16일이었으나 최근 10년 동안(2004∼2013년)엔 평균 5월 14일로 이틀가량 빨라졌는데요. 2030년대에는 5월 10일, 2050년대에는 5월 7일까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기후변화로 인한 봄철 제주 지역의 기온상승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 관계자는 “앞으로 기후변화가 감귤산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귤과 비슷한 한라봉 등이 중부 내륙 지방에서도 재배되는 것은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맛도 좋고 먹기도 편한 귤은 많은 겨울철 대표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주도에서는 귤나무 몇 그루만 있으면 자식을 대학까지 졸업시킬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귤나무가 ‘대학나무’라고도 불렸는데요. 최근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아직도 귤은 우리에게 주는 것이 많은 과일인 것 같습니다. 또 그 효능을 알고 보니 버릴 것이 하나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새콤달콤한 귤로 올겨울 가족과 자신의 건강을 챙겨 보시는 건 어떨까요.

본 기사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 귤은 과육부터 껍질까지 버릴 게 없는 겨울철 대표 과일이다. ⓒ박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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