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 10명 중 7명 “근무 중 부당대우 경험”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야 인마! 오늘 손님 많은데 칼퇴근이냐? 오늘 퇴근 좀 늦게 해. 이번 달 급여는 사정상 늦게 지급될 거야”

아르바이트생 10명 중 7명이 근무 도중 부당대우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과잉노동과 임금체불 등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기 전 구직 과정에서 부당대우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10명 중 6명꼴로 나왔다.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탈 알바몬이 최근 아르바이트생 506명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부당대우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14일 밝혔다.

알바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의 70.2%가 ‘아르바이트 근무 중 부당대우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아르바이트생들이 가장 많이 당하는 부당대우 1위로는 휴식시간을 무시하거나 무리한 연장근무를 요구하는 등의 ‘과잉노동’이 꼽혔다. 전체 아르바이트생의 35.6%, 부당대우를 경험한 아르바이트생의 50.7%가 과잉노동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2위와 3위는 ‘임금체불’과 ‘인격모독’으로 전체 아르바이트생의 각각 29.1%, 25.9%가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급여 (24.9%)’, ‘욕설, 위협 등 폭언(16.8%)’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손해배상, 벌금 등의 명목으로 ‘임금 임의 변제(14%)’, ’법에 위반하거나 도덕적으로 불합리한 업무 지시(11.9%)’, ‘납득할 수 없는 부당해고(9.9%)’, ‘성희롱, 스토킹(6.9%)’ 등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부당대우에 대해 대부분의 아르바이트생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당대우를 경험한 아르바이트생의 40.8%는 ‘묵묵히 참았다’고 답했고, 23.9%는 ‘일을 그만뒀다’고 응답했다. ‘상사나 고용주에게 시정을 요청’했다는 응답은 16.3%에 그쳤으며 ‘노동부 종합상담센터 등 관계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응답은 13%에 불과했다.

한편, 아르바이트생들은 아르바이트 구직 과정에서도 부당대우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에 참여한 아르바이트생 중 58.3%가 ‘아르바이트 구직 과정에서 부당대우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구직과정에서 경험한 부당대우는 ‘채용정보와는 확연히 다른 근무여건 제의(37.2%)’, ‘일방적인 면접 및 합격 취소(21.1%)’, ‘조롱, 비아냥 등 인격 무시(20.8%)’, ‘다단계 가입권유(8.1%)’ 등으로 조사됐다.

이영걸 알바몬 이사는 “부당대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업무를 시작하기 전 반드시 서면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설문에 참여한 아르바이트생 중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고 밝힌 113명의 부당대우 경험 비중은 55.8%로 구두 계약 아르바이트생(71%)보다 부당대우를 경험한 비중이 약 15%포인트가량 낮았다. 특히 근로계약을 전혀 하지 않은 아르바이트생(77.5%)에 비해서는 22%포인트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