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은 26일 자체 개발한 북한 GDP 추정모형에 따라 작년 북한의 경제규모를 추정한 결과 1인당 GDP가 720달러로 산출됐다고 밝혔다. 2010년 688달러에 비해 32달러 늘어난 것이다.
이는 다른 공산주의 국가들에 비해 크게 뒤쳐지는 수준이다. 중국의 경우 5194달러에 달하고 라오스와 베트남도 각각 1204달러, 1362달러다. 대표적 빈국인 방글라데시(690달러), 네팔(644달러), 짐바브웨(735달러)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북한의 1인당 GDP는 1987년 986달러를 기록해 정점을 보인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 2000년대 초 600달러 중반까지 하락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경제가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1980년대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나마 작년 경제가 개선된 것은 식량작황이 개선된데다 강성대국 건설을 내세워 중국과의 교역, 원조단체와의 접촉 강화, 해외로부터 식량조달을 지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현대경제연구원은 파악했다.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은 474만톤으로 전년대비 7.2% 증가했다. 가축도 소와 돼지는 정체됐지만 닭과 토끼는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북중교역액은 56억3000만달러로 전년비 62.4% 늘었고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지원액은 9771만달러로 전년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북한은 화폐개혁, 일부 시장의 도입, 신의주·나진선봉 등 경제 특구 도입을 통한 개방 정책을 시도하고 있지만 경제 상황이 남한의 1970년대 중반에 머물고 있고 여전히 식량부족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북한 경제가 도약하려면 경제기반을 구축하고 농업 부문 생산성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