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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자택에 1급 기밀과 신문·잡지 뒤섞어 보관"…FBI 진술서 공개

최영지 기자I 2022.08.27 13:57:05

FBI "'15개 상자 분량' 반납 문서 중 14상자가 기밀 문건"
트럼프 측 "진술서 공개, FBI·법무부의 속임수"
바이든 "트럼프 자택 압수수색 세부 사항 몰라"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기밀문서를 반출한 혐의를 받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자택에서 기밀문서 상당수가 신문, 잡지 등과 섞여 보관됐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수사 문건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안보개념 부실 논란이 지적되고 있는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관련 수사사항을 알지 못한다며 정치 수사 의혹을 일축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연합뉴스)
27일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압수수색 선서진술서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택에 가져갔다가 올해 1월 반납한 기밀문건의 관리 실태가 기재됐다. 앞서 법원은 법무부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 압수수색 관련 영장 발부의 근거가 된 선서진술서 편집본을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선서진술서에 따르면 FBI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밀문서 상당수를 신문, 잡지와 개인 서신 등 문서와 뒤섞어 아무렇게나 보관했다고 밝혔다. 당시 반납된 15상자 분량의 문건 중 14상자에서 기밀 표시가 있는 184건이 확인됐고, 이중 25건에는 기밀 최고등급인 ‘1급비밀’(Top Secret) 표식이 있었다.

FBI는 또 선서진술서에서 “훈련과 경험을 토대로 볼 때 이 정도 수준의 기밀 문서는 통상 국방 관련 정보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인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는 기밀문서를 보관하도록 허가를 받은 곳이 전혀 없다.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기록물법에 따라 임기가 끝나면 모든 공적인 자료를 정부 자산으로 국가기록원에 제출해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서진술서를 공개한 것에 대해 SNS에 “FBI와 법무부의 완전한 홍보 속임수”라고 밝힌 바 있다. 또 기밀 문건 수사를 일시 중지해달라는 소송도 제기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FBI의 트럼프 전 대통령 압수수색 등을 둘러싼 정치 수사 시비에 대해 거리두기를 이어갔다.

CNN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여성 평등의 날을 맞아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 직전 트럼프의 기밀문서 불법 반출 혐의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세부 사항을 모르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다. 알고 싶지도 않다. 법무부가 결정하도록 두겠다”고 답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24일에도 백악관에서 학자금 대출 채무 탕감 연설 직후 기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나는 어떠한 사전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수사에 백악관이 관여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질문에 법무부 주도의 독립적인 수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대통령이나 백악관이 관련 언급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도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자처해 자신이 직접 압수수색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당시에도 백악관은 “갈런드 장관의 기자회견 사실 자체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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