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상 "근로기준법, 정작 변호사들에게 외면받아"

이성기 기자I 2021.10.09 13:57:20

[2021 국감]
최근 5년간 정기 감독 대상 약 70% 근로기준법 위반
근로조건 명시(근로계약서 작성) 위반 31건(26.7%) 최다
신고 사건 처리 건수 및 기소율 모두 지속 증가 추세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최근 5년 간 정기 감독 등의 대상으로 선정돼 감독을 실시한 변호사업 사업장 74곳 가운데 52곳이 근로기준법 등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20년에는 정기 감독을 받은 4곳 모두 근로기준법을 어겨 위반율이 100%에 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금천구)은 9일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법무법인 및 법률사무소 10곳 중 7곳은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최기상 의원실)


정기 감독 등으로 적발된 총 116건의 근로기준법 위반 내역을 살펴보면 △근로조건의 명시(제17조) 위반이 31건(26.7%)으로 가장 많았고 △취업규칙의 작성·신고(제93조) 위반 23건(19.8%) △임금 지급(제43조) 위반 16건(13.8%) △금품청산(제36조) 위반 12건(10.3%) 순이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근로조건의 명시 위반`은 근로계약서 미작성 등에 해당하는 것으로, 가장 기본적인 근로기준법 준수 사항에 해당한다. 근로조건의 명시 위반은 정기 감독으로 적발된 것 이외에도 최근 5년간 신고사건으로 접수돼 처리된 사건이 54건 더 있었고, 그 중 15건(27.8%)은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5년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신고돼 처리된 사건(정기 감독으로 적발된 사건 제외)들을 분석한 결과, 처리 건수와 기소 의견 송치율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85건이었던 처리 건수는 2020년에는 123건으로 약 1.4배가 증가했고, 기소 의견 송치율도 2017년 5.9%에서 2020년에는 21.1%로 약 3.6배나 상승했다.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사건 중에는 퇴직 후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금품청산(제36조) 위반`이 가장 많았다.

최 의원은 “일부 로펌을 감독한 것에 불과함에도 위반율이 높은 것으로 봐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지 않는 로펌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 당국은 로펌들을 대상으로 한 전국 단위의 근로감독을 실시해 그 실태를 정확히 파악함은 물론, 대한변호사협회 차원에서도 회원들을 대상으로 근로기준법 준수를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7월부터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확대 적용돼 5인 이상 50인 미만의 중소 로펌들에도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고 있다”면서 “중소 로펌들이 주 52시간 근무제를 준수할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의 대책 마련과 관리 감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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