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 주식 사서 최근 1년간 가지고 있던 투자자라면 43% 이상의 투자수익을 올렸다. 올들어서도 삼성전자 주가는 연일 최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다. 반도체 등 IT업종 호황에 따른 어닝 서프라이즈와 지주회사 전환 및 주주환원정책 기대가 삼성전자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그러나 마(魔)의 200만원선을 앞두고 주식을 더 살지, 기다려야할지 설왕설래다.
◇굳건해진 주가 180만원대…목표주가 250만원까지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181만원으로 전일보다 1.80%, 3만2000원 상승했다. 지난 3일엔 183만1000원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날개를 단 건 지난해 11월29일 대대적인 주주환원 정책 및 지주회사 전환을 포함한 지배구조 검토 등 계획을 밝힌 이후부터다. 주가는 `갤럭시노트7` 폭발 사고가 터진 지난해 9월 이후 평균 150만원대에서 머물렀지만 주주환원책이 발표되면서 170만원에 안착했다. 지난 6일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9조200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8조원 중반대)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주가 180만원 시대가 굳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9조원대를 넘어선 것은 2013년 3분기(10조1600억원) 이후 3년여 만이다.
기본적으로 반도체 등 업황 호조에는 이견이 없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깜짝 실적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격 상승, 출하량 증가 덕분”이라며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중 반도체부문이 4조8000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디스플레이부문이 1조4000억원, IM(IT모바일)부문 역시 `갤럭시S7`의 양호한 판매에 2조2000억원 실적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도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을 9조6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디램(DRAM)과 낸드(NAND) 평균판매가격이 각각 11%, 5% 상승해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5조9000억원으로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분기당 1조원씩 배당이 예상되는 등 주주환원정책도 지속될 전망이다. 증권사 목표주가는 대부분 200만원을 넘고 있다. 15개 증권사 중 최고가(235만원), 최저가(195만원)를 제외한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치는 216만원이다. 6일 종가(181만원) 대비 19.3%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단 뜻이다. 심지어 외국계인 맥쿼리는 목표가를 250만원까지 제시하고 있다.
◇“주가에 호재 선반영” VS “200만원 이상까지 갈수도”
이처럼 주가가 오를 만한 요인들은 다 갖췄지만 이런 요인들이 주가에 선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은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주가가 200만원을 넘을 것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은 이미 예상됐던 만큼 주가에도 반영된 상태”라며 “이를 기점으로 200만원은 돌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NH·신영·키움증권 등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가 200만원 미만이다.
반면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데이터 서버 등 IT 관련 설비가 빠질 수 없고 중국 투자도 확대되기 때문에 낸드 플래시 등에서 압력적인 경쟁력을 가진 삼성전자는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지배구조 변화와 주주친화적 정책까지 이어지면 주가 200만원 이상도 허황된 목표는 아닐 것”이라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