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2016년, BMW는 ‘M의 철학에 가장 충실한 M’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하며 새로운 콤팩트 스포츠 모델, ‘M2 쿠페’를 선보였다. BMW는 M2 쿠페에 있어 BMW 2002와 순수한 드라이빙 퍼포먼스의 감각을 강조했던 ‘과거의 M3’의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부여하며 ‘드라이빙에 대한 즐거움’을 자신했다.
BMW M2 쿠페는 콤팩트 스포츠 쿠페로서 짧은 전장과 전장 대비 넓은 전폭이 드러난다. 실제 M2 쿠페의 전장은 4,468mm에 불과하며 전폭은 1,854mm로 중형 급에 이르는 상위 체급의 차량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전폭이 돋보인다. 여기에 1,410mm의 낮은 전고가 어우러지며 더욱 역동적이고 과감한 프로포션이 돋보인다. 한편 M2 쿠페의 휠 베이스는 2,693mm이며 공차 중량은 1,590kg이다.
BMW M2 쿠페는 2시리즈 쿠페를 기반으로 개발된 만큼 기본적인 실루엣은 2시리즈 쿠페와 큰 차이가 없다. 여기에 M2 쿠페라는 이름에 걸맞게 과감한 터치와 볼륨감이 돋보이는 프론트 범퍼, 사이드 스커트 그리고 리어 범퍼와 M 브랜드의 성격을 드러내는 다양한 요소들이 더해지면 스포츠 모델으로서 추구해야 할 강인함과 역동성을 느끼게 한다.
‘롱비치 메탈릭(Long Beach Metallic)’이 돋보이는 M2 쿠페의 디자인은 다른 BMW와 마찬가지로 고유의 키드니 그릴이 중심을 잡는다. BMW 고유의 명료한 헤드라이트 아래에는 거대한 에어 인테이크 가이드와 스포츠 모델이 갖춰야 할 날카로운 디자인이 더해진 프론트 범퍼가 M2 쿠페 디자인의 시작을 알린다. 여기에 보닛에 더해진 몇 개의 라인과 차체 좌우로 볼륨감을 살린 펜더가 더해졌다.
전면과 마찬가지로 M2 쿠페의 후면 디자인은 2시리즈 쿠페의 기본적인 이미지를 유지해 ‘콤팩트한 감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좌우로 돌출된 펜더는 스포츠 모델이 가지는 역동성과 공격성을 드러낸다. 여기에 트윈 타입의 듀얼 배기 시스템과 두 머플러와 고성능 모델으 암시하는 디퓨저가 더해지며 감각적인 만족감을 끌어 올렸다.
BMW M2 쿠페의 실내 공간은 M2 쿠페의 근간이라고 하는 ‘2시리즈 쿠페’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고급스러움 쪽에서는 기존의 M과 비교한다면 부족함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기본적인 고급스러움을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나 실내 주요 포인트에 스포티한 감각을 강조한 카본 바이퍼 패널과 알칸타라를 더했다.
센터페시아의 구성 역시 마찬가지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고해상도의 팝업 방식의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배치되어 내비게이션, 라디오, 블루투스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커넥티드 드라이브’를 적용했다. 오디오 및 공조기 컨트롤 패널은 BMW 고유의 간결함이 돋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2시리즈 쿠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점이 여실히 느껴진다.
BMW M2 쿠페의 보닛 아래에는 ‘다시 한 번’ 직렬 6기통 3.0L M 트윈파워 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엔진룸을 가득 채우는 이 엔진은 최고 출력 370마력에 이르며 1,400RPM부터 5,560RPM에 이르는 넓은 영역에서 최대 47.4kg.m의 토크를 낸다. 또한 가속 상황에서는 오버 부스트 기능을 통해 1,450~4,750RPM 영역에서 최대 50.9kg.m의 토크를 자랑한다.
M2 쿠페의 출력은 BMW M만을 위해 개발된 M DCT를 통해 후륜으로 전달되는데, 빠르고 직결감이 돋보이는 7단의 M DCT는 레브 매칭 기능을 더해져 드라이빙의 감성을 더욱 강조한다. 이를 통해 M2 쿠페는 단 4.3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며, 최고 속도는 250km/h이다. 한편 M2 쿠페의 공인 연비는 국내 공인 연비 기준으로 복합연비 9.4km/L(도심 8.4km/L 고속 11.1km/L)이다.
BMW M2 쿠페의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시트에 앉고 시트의 높이를 조절하려던 순간 난감함을 느꼈다. 무척 높다고 생각됐던 시트의 포지션이 가장 낮았던 것이기 때문이다. 시트 높이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손에 감기는 맛이 좋지만 림의 두께가 다소 두꺼운 스티어링 휠의 위치를 조절하고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보닛 아래 6기통 엔진은 아이들링 때에는 과격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보다는 차분하게 숨을 고른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으며 발진 가속력을 확인해보면 상위 모델인 M3, M4와 다른 반응이 느껴진다. M2 쿠페는 출력은 상위 M에 비해 낮은 것이 사실이지만 차량의 무게 부분에서는 한층 가볍다.
이러한 특성은 발진 가속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실제 M2쿠페의 가속 감각 자체는 폭발적이기 보다는 매끄럽고 거침 없는 감각으로 전해진다. 낮지 않은 출력, 그리고 출력에 걸맞은 사운드가 어우러짐에도 다루기에 어려움이 없어 운전자에게 자신감을 심어준다. 폭발적인 감각은 약하지만 출력 자체의 부족함은 없는 만큼 어떤 주행 상황이나 속도에서도 출력에 대한 갈증은 경험하지 못했다.
기본적으로는 2,000~3,000RPM 영역 대에서 빠른 변속을 통해 합리적인 효율성을 추구하는 모습이지만 운전자가 조금이라도 엑셀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을 때라면 곧바로 RPM을 넉넉하게 쓰는 모습이 돋보인다. 특히 추월과 같이 주행 중 가속이 필요할 때에는 빠른 킥다운을 통해 엔진의 최대 출력을 기민하게 끌어 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와 덧붙여 주행 중인 M2 쿠페의 기어 쉬프트 레버를 당겨 D에서 S 변속 모드로 변경 할 경우에는 운전자의 수동 변속을 기본으로 하여 ‘RPM을 넓게 사용하며 운전자의 주행 의지’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특히 감속 상황이나 정차 할 때에는 자동적으로 단수를 낮추지만 가속 상황에서는 운전자가 변속하지 않는 이상 해당 단수를 그대로 고정한다.
이와 함께 범용성과 주행에 대한 완성도를 모두 확보한 하체 세팅이 돋보인다. 특히 컴포트 모드에서는 노면의 자잘한 균열이나 거친 표면에 대응하기 위해 차량의 롤링이나 피칭을 어느 정도 허용하고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나 스포츠 플러스로 선택할 경우에는 견고함을 앞세운다. 이 때에는 역동적인 감각을 위해 차량의 불필요한 움직임을 절제하려는 성향이 그대로 드러났다.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달라진 건 하체의 움직임만이 아니다. 컴포트 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변경될 경우 하체의 견고함과 함께 엔진 사운드가 한 겹 더해지며 더욱 풍부하고 웅장한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발진 및 가속 시에 RPM을 넉넉하게 쓰며 변속 타이밍을 늦추는 셋업도 더해져 운전자에게 체감 되는 출력을 강조했다.
한편 시승 차량의 보닛 안쪽에는 WTCC(월드 투어링 카 챔피언십) 등의 출전하는 레이스카 개발 및 롤케이지 전문 업체인 독일 위처스 스포트(Wiechers Sport) 사의 스트럿 바가 적용되어 있었는데 M2 쿠페 자체의 강성도 분명 부족함이 없는 것 같으나 스트럿 바의 영향으로 차량의 강성 부분에서 더욱 높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았다.
좋은 점: 콤팩트한 차체와 경쾌한 드라이빙 퍼포먼스, 기대 이상의 실내 공간
안좋은 점: 2시리즈 쿠페 대비 차별점이 부족함 느낌, 경쟁 모델 대비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
이번 M2 쿠페 시승은 오랜 시간이 아닌 짧은 시간 이루어진 시승이었던 만큼 M2 쿠페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시간은 아니었지만 콤팩트 스포츠 쿠페가 어떤 성향이어야 하는지 그 방향성에 대해서 BMW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M3의 체격이 커진 지금, 콤팩트 스포츠 쿠페의 적통자로 태어난 M2 쿠페는 분명 생동감 넘치고 경쾌한 드라이빙으로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고 있었다.
취재 협조: YLK 오토모티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