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NH투자증권(005940)의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잔고가 업계 최초로 2조원을 넘어섰다. 대형 증권사의 독점적인 수익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PBS시장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PBS 총 운용자산(AUM)은 지난 8일 현재 2조289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점유율은 38.5%로 2위인 삼성증권(25.3%)과의 격차를 13%포인트 이상으로 벌렸다. PBS는 헤지펀드 전담 중개와 대출, 상담서비스를 말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3년 헤지펀드 전담 중개업자(프라임브로커) 제도를 도입하면서 자격요건을 자기자본 3조원 이상으로 명시했다. 현재 NH투자증권을 비롯해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5개 증권사가 PBS 영업을 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만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인 셈이다.
국내 PBS시장은 한국형 헤지펀드 제도가 도입되면서 급격히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투자자문사에서 자산운용사로 간판을 바꿔 단 업체들이 신규 헤지펀드를 쏟아내면서 시장규모가 5조3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됐다.
NH투자증권은 올해 PBS 영업을 통해 지난해보다 최소 8% 이상 순영업수익을 늘릴 계획이다. 노하우와 전문성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시장이 형성되기 전인 지난 2007년부터 팀을 꾸려 PBS 영업을 준비해왔다. 5년 이상 PBS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만 18명에 달한다. 오랜 기간 준비한 덕에 헤지펀드들이 구사할 수 있는 모든 전략에 정통하다.기업공개(IPO)펀드 관련 주식대차거래, 리서치 지원서비스, 메자닌 계약서 검토, 차입매도 자동정정 시스템 보유 등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강점이다. 삼성자산과 안다자산, 미래에셋자산 등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와 PBS 계약을 맺고 있으며 쿼드자산, 파인밸류자산 등 신생 자산운용사들도 속속 거래처에 포함되고 있다.
최근 NH투자증권은 증권사 기반(인하우스) 헤지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증권사의 헤지펀드 운용이 가능해지면서 자산규모 수 천억원대의 대형 헤지펀드가 다수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펀드와의 계약을 이끌어내 시장 지배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인하우스 헤지펀드와의 계약 여부에 따라 PBS 업계 순위가 바뀔 수도 있는 만큼 현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인력을 충원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수탁과 리스크 관리 업무를 정교화해 1위 사업자 지위를 지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어설명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 헤지펀드를 상대로 펀드 운용에 필요한 증권을 빌려주거나 신용을 공여하거나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업무로, 이를 통해 헤지펀드로부터 수수료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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