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춘 한국성장금융 사장 "모험자본 역할과 수익관리 `두 토끼` 잡겠다"

조진영 기자I 2016.06.14 07:10:00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15일 출범
올해 6000억 출자..1.5조 펀드 조성
"책임있는 독립법인으로 재탄생"

[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이동훈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대표이사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유연한 투자로 벤처생태계 활성화에 일조하겠다.”

성장사다리펀드(이하 성장사다리) 운영기관인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한국성장금융)이 독립법인화 작업을 마치고 15일 공식 출범한다. 올 1월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이동춘 사장은 1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독립법인화를 계기로 한국 최고의 모험자본이 되겠다”며 이같은 각오를 밝혔다.

◇독립법인화로 연속성·전문성 강화

이 사장은 “초기 성장사다리펀드는 책임소재가 불명확해 지속적인 자금 지원에 의문을 갖는 시장관계자들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정책금융 성격이 강한데다 직원들이 1년만에 본 소속으로 돌아가는 파견형식이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정책이나 담당자가 바뀔 경우 펀드 운영이 중단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독립법인화로 시장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게 됐다”며 “전문 직원들을 새로 채용하는 등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성장금융의 전신인 성장사다리는 지난 2013년 국내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만들어졌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은행권 청년창업재단 등 정책금융기관이 출자했다. 각 출자기관에서 파견된 직원들이 주축이었다. 사무국 산하 투자운용위원회가 운용사 선정 등 주요 결정을 내렸지만 펀드 관리는 산은자산운용이 해 업무가 이원화 돼있었다. 때문에 이번 한국성장금융 출범은 펀드의 책임성과 독립성이 강화된 면이 있다.

[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이동훈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대표이사
이 사장 역시 이 부분을 강조하며 “법인화로 모험자본에 대해 조금 더 유연한 투자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한국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의 경우 정부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에 정책 목적 등 투자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한국성장금융도 정책금융기관의 출자를 받아 정책성이 있지만 독립법인이다보니 보다 융통성 있는 투자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인큐베이팅 강화…올해 1.5조원 투자

그는 “업력 3년 미만의 VC의 경우 트랙레코드(투자실적)가 없어 자금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다”며 “신생 VC들을 위한 지원방안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운용사 모집 시 루키리그를 따로 만들고 평가기준을 다양화하는 등 초기 자본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설명이다.

독립법인으로 거듭나면서 수익성은 더 중요해졌다. 정책금융기관으로부터 출자받은 돈을 지속적으로 불려야 재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모험자본 육성이라는 정책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조달금리와 펀드 관리비를 감안해 적정 수익을 꾸준히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관련 인력 2명을 추가 선발하기도 했다.

한국성장금융은 올해 성장사다리에 6000억원을 출자한다. 여기에 민간자금 9000억원을 유치해 총 1조5000억원의 하위펀드를 만들 예정이다. 지난해 해당 내용이 포함된 3차년도 출자사업을 공고했지만 법인화 작업으로 출자가 미뤄져왔다. 그동안 성장사다리는 1차년도(2013년 8월~2014년 7월)에 6000억원, 2차년도(2014년 8월~2015년 7월)에 5800억원 등 총 1조1800억원을 출자했다. 지난달말 현재 4조5000억원의 펀드를 조성했다. 출범 이후 현재까지 54개 하위펀드가 투자한 중소·벤처기업은 487곳(중복포함)이다. 해당 기업에 투자한 금액은 1조8000억원에 이른다.

△이동춘 사장은

1956년. 경북 경주 출생. 경북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산업은행에서 기업금융2실장으로 근무했다. 2009년 정책금융공사로 자리를 옮겨 기업금융부장, 금융사업본부장을 역임한 뒤 부사장을 지냈다. 2013년 성장사다리펀드 출범 당시 투자운영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지난 1월 한국성장금융 초대 사장(대표이사)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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