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은 지난 17일 경기도 용인 금호아시아나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하반기 임원 전략 경영세미나’에서 금호산업 재인수와 관련해 “채권단과 잘 협의해 조속히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를 통해) 앞으로 강하고 힘있고 멋있는 금호아시아나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금호산업을 다시 되찾아 오겠다는 의욕를 드러낸 셈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금호산업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회계법인은 기업가치를 주당 3만1000원으로 산정하고, 이를 채권단에 전달했다.
채권단은 여기에 어느 정도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팔 지 결정할 예정이다. 채권단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30% 정도의 프리미엄을 적용해도 인수가격은 7000억원대로 껑충 뛴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나치게 비싸다는 입장이다. 그룹 관계자는 “채권단으로부터 공식적으로 통보 받은 바는 없지만 최근 금호산업의 주가를 감안하면 주당 3만100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것으로 생각된다”며 채권단과 다른 견해를 드러냈다. 결국 박 회장의 인수 의지가 얼마나 강한 지가 최종 인수 여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박 회장은 경영여건 악화 등 최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그룹의 체질 개선도 강도높게 요구했다. 그는 “금호아시아나는 500년 영속 기업이 돼야 한다”며 “기업이 영속성을 지니기 위해서는 과거의 것에 대한 계승과 이를 변화·발전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계열사별 맞춤형 전략도 제시했다. 금호타이어(073240)의 경우 살아남기 위해 양산 위주 정책에서 탈피해 품질 우선주의로 변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1분기 실적 악화는 업황 침체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경쟁사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질책했다.
금호고속에 대해서는 “호남성 KTX 개통 및 메르스 사태 등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특히 고속버스 사업은 노선 운영이 수익성과 직결되는 만큼 노선 개발에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금호건설은 금호산업 인수합병(M&A) 완료 후 실적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아시아나항공(020560)은 메르스 사태가 진정된 뒤 이연 수요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항공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한 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의 모습에서 그룹 재건에 대한 절박함과 의욕, 비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며 “임직원들도 최선을 다해 경영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의지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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