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미국 뉴욕에 있는 헤지펀드인 페리 케피탈(perry capital), 약트만 에셋매니지먼트(yacktman asset management), 아티젠 파트너스(artisan partners)는 삼성전자 경영진과 만나 배당금을 늘리고, 중단된 자사주 매입을 재개해달라고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약 600억달러(60조원)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이 내부에 유보해둔 현금은 600억달러나 되고 올해도 250억달러의 현금을 추가로 쌓아두는 등 내년까지는 1000억달러에 육박하는 내부현금을 보유할 것으로 신문은 추산했다.
삼성이 사상최대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면서도 배당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배당을 확대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주 비중은 지난 2008년 42%에서 작년 50%에 육박한 상황이다.
하지만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작년 애널리스트와의 간담회에서 내부 유보현금을 신중하게 쓸 것이란 방침을 분명히 한 바 있다.
그는 “미래 더 많은 배당을 위해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고 해 배당보다 신규투자를 위해 돈을 적립해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삼성이 배당에 인색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배당을 늘리는 게 주가부양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최근 한달 간 11%나 하락하며 250억달러어치가 사라진 상태다. 삼성 시가총액은 작년 순이익의 7배에 불과하다. 반면 애플과 인텔은 16~17배 수준이다.
WSJ은 삼성전자의 이런 행보가 몇 년전 애플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신규투자를 위해 1000억달러 규모의 천문학적인 현금을 보유한 바 있다. 애플은 배당을 늘리라는 주주들의 요구를 수용해 배당금을 늘렸고, 주가는 66%가량 치솟았다.
데이비드 러스코프 페리케피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게 주가를 올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