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 수요만 500대..KFX 사업 조속히 추진해야"

한규란 기자I 2013.09.10 08:23:45

하성용 KAI 사장 기자간담회서 밝혀
"2020년 초중반 전투기 교체시기..틈새시장 공략해야'
"대한항공 인수 역량 없어..삼성·현대차 정도는 돼야"

[사천= 이데일리 한규란 기자] “이제 선진국 수준의 생산·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충분한 경제성도 갖췄다. 하루 빨리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KFX)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하성용(사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은 지난 9일 경남 사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0년 넘게 주춤하고 있는 KFX 사업을 강력해 추진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KFX 사업은 노후화된 F-4와 F-5, 10년 후 퇴역을 시작할 F-16 전투기를 대체할 수 있는 F-16 알파 프리미엄급 전투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연구·개발(R&D)비용 6조 원, 양산비용 16조~17조 원 등 총 20조 원 이상이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지난 1999년 항공우주산업개발정책심의위에서 처음으로 논의된 이후 2011년 기술을 점검하고 기본설계를 하는 탐색개발에 들어갔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업 타당성만 검토하는 등 좀처럼 체계개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하 사장은 “우리나라의 항공 기술은 스텔스 등 일부 최첨단 기술을 제외하고 생산 및 설계 기술에 있어 선진국과 거의 동등한 위치에 올랐다”며 “충분히 우리 손으로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할 수 있는 만큼 올해 정부가 예산을 책정해 적기에 KFX 사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세계에서 F-16 같은 미들급 기종이 3000대 가량 운용되고 있지만 아직 새 기종을 개발하는 국가는 없다”며 “우리나라가 먼저 개발하면 2020년 초중반 쯤 교체수요가 일어나는 시점에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 사장은 향후 전투기 개발을 완료했을 때의 경제성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2020년 국내 교체 수요만 250~300대에 이르는 데다 인도네시아와 터키 등과 국제 공동개발에 나설 경우 생기는 수요까지 감안하면 잠재 수요 물량은 총 500대 이상에 이른다”고 자신했다.

하 사장은 이와 함께 미 공군 훈련기 교체사업(TX)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TX 사업은 350~400대 규모로 역대 최다”라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 세계 3000대 이상인 고등훈련기의 3분의 1이 T-50으로 바뀌는 등 파급효과가 상당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 사장은 최근 매각 이슈와 관련해 대한항공(003490)에 매각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하 사장은 “KAI 매각은 단기간 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술, 인력, 마케팅 등을 활용해 KAI를 성장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이 인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세 가지 조건을 갖춘 기업은 국내엔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개발인력이 부족한 데다 부채 비율은 800% 정도에 재무관리약정까지 맺어 자금이 부족할 것”이라며 “해외에서 오는 손님은 반겨도 마케팅 조직은 갖추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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