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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전 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의 우선순위는 한반도 통일이었다”라며 “나와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 김영남 간 만남을 열망했다(eager for)”고 썼다. 2018년 2월 9일 있었던 사전 환영 리셉션 자리에서다.
펜스 전 부통령은 “문 대통령의 연출로 인해 북한 인사들과 나는 헤드 테이블에 같이 앉는 걸로 돼 있었다”며 “아베 총리와 나는 고의로 늦었고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리셉션에 10분 가량 지각한 펜스 전 부통령은 “문 대통령이 나와 김영남, 김여정 간 만남을 정중하게 강요할 것이 명백했다”라며 “그렇게 되면 북한에게는 거대한 상징적인 승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남북 관계 및 북미 관계 개선을 꾀했다. 앞서 박근혜 정부에서 대화를 단절했던 북한은 문 대통령의 요청에 김여정 부부장을 남측에 보내기도 했다. 이른바 ‘백두 혈통’의 첫 남한 방문이었다.
다만 펜스 전 부통령은 해당 행사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는 “문 대통령이 나와 아베 총리, 우리 배우자들을 김영남 쪽으로 안내했지만 거리를 유지했다”라며 “(김영남을 제외한) 나머지 정상들과 악수를 한 뒤 행사장 밖으로 퇴장했다”고 했다.
올림픽 개막식 때도 펜스 전 부통령의 무시는 계속 됐다. 펜스 전 부통령의 좌석 뒷줄 오른편에 김여정 부부장이 앉아 있었지만 그는 눈길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펜스 전 부통령은 “뒷줄 바로 오른쪽에 앉아있던 김여정을 무시했다”라며 “나는 김여정이 수천, 수만 명의 시민을 죽이고 억압한 정권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개막식에서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아베 일본 총리와 같은 줄에 자리했다. 그는 “다른 자리 배치도 제안받았지만 거기 앉거나 같이 서서 한·미·일이 북한의 공격성에 맞서 단결돼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김여정 부부장 일행을 만나기로 했지만 북한 측의 취소로 불발됐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사항이 없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