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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총기난사, 경찰은 77분간 '머뭇머뭇'…CCTV 공개

황효원 기자I 2022.07.14 08:35:39

3분 만에 도착하고도 총성에 줄행랑…총들고 난사해도 늑장대응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미국 텍사스 초등학교 총기난사 당시 경찰이 범인 제압에 실패하고 뒷걸음질을 치는 등 대응에 실패한 모습이 교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됐다.

총성을 듣자 황급히 달아나는 경찰의 모습. (사진=A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각) USA투데이가 입수해 보도한 참사 당시 교내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무능하고 비겁한 경찰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매체가 공개한 영상은 3월24일 오전 11시28분 텍사스주 유밸디에 있는 롭 초등학교 주차장에서 시작된다. 픽업트럭 한 대가 근처에 빠른 속도로 돌진하더니 충돌사고를 일으킨다.

총격범 샐버도어 라모스(18)는 차량에 접근하던 남성 2명을 향해 총 3발을 발사한다. 2분 뒤 한 교사는 총격범이 있다고 911에 신고한다.

라모스가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 지 몇 분 만에 경찰관들은 학교에 진입했다. 라모스가 소총 한 자루를 들고 교실 복도에 들어서지만 아무도 제지하는 이는 없다.

경찰관들은 라모스를 제지하기는 커녕 복도 주변을 서성거린다. 중무장한 경찰은 벽에 부착된 손 세정제를 사용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라모스가 총을 쏘자 줄행랑을 치는 경찰의 모습도 보였다.

경찰은 학교 도착한 지 74분, 총격범의 총격이 시작된 지 77분이 지나서야 마침내 교실 문을 부수고 들어가 라모스를 사살했다.

이날 롭 초등학교에서는 학생 19명과 교사 2명 등 모두 21명이 라모스의 총에 맞아 숨졌다.

중무장한 경찰은 학교에 도착해 74분이 지나서야 진격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USA투데이는 “더 많은 어린이를 구할 즉각 대응에 실패한 중무장 경찰의 잔혹한 이야기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동영상”이라며 “경찰에 뭔가를 해달라고 밖에서 간청한 부모, 친구, 목격자, 교실에 숨어 911에 신고한 어린이 등에 더 깊은 마음의 상처”라고 지적했다. 당시 사건 현장에는 유벨디 경찰뿐만 아니라 텍사스 공공안전국, 텍사스 레인저스, 연방 국경순찰대, 연방 보안청에서 나온 요원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스티브 매크로 텍사스 공공안전국 국장은 경찰이 몸을 사린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청문회에 출석해 “라모스가 학교 건물에 들어선 지 3분 만에 범인을 제압할 충분한 숫자의 무장 경찰이 현장에 배치됐지만 유밸디 교육구 경찰서장이 경찰의 교실 진입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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