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경북 의성으로 귀농해 군의원과 도의원 활동을 했던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경북지사 후보는 `우연치 않은 기회`로 경북지사 선거에 나가게 됐다. 의성군수직 선거를 준비하고 있던 차에 중앙당에서 그를 전략 공천한 것이다. 지역 민주당 정치인으로 15년 넘게 성장해왔던 과정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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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애 후보는 “도지사 후보로 공천되면서 유세 범위가 넓어졌다”면서 “그래도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민주당 정치인들의 세대 교체 시점이 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처럼 중앙당에서 유명 정치인을 내려보내 지방선거를 이끌도록 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내려오려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다.
임 후보는 “다행인 점은 중앙당에서 지방자치를 통해 성장한 인물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라면서 “지역 정치인을 통해 경북 민주당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판단했고 그 와중에 (본인이) 눈에 들어왔다”고 했다.
실제 임 후보는 지난 2006년 열린우리당 군의원부터 시작해 3번(군의원 2번·도의원 1번)의 지방선거에 나서 모두 당선됐다. 특히 그는 민주당 지지율이 전국적으로 바닥권인 의성군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경북 지역 민주당 정치인으로서 눈에 띄는 성과다.
그래도 현 경북지사와의 대결은 힘겨울 수 밖에 없다. 임 후보는 ‘최선을 다한다’라는 생각이다. 그는 “선거를 하면서 몇 % 득표를 얻겠다 생각으로 선거를 뛰어 본적은 없다”면서 “제가 얻는 만큼 이기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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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경북에도 변화가 필요하고 다양한 정치 세력의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임 후보는 “경북은 여러 면에서 위기”라면서 “1인당 개인 가처분 소득은 전국 꼴찌 수준이고, 23개 시군 중 16개가 지방소멸 위험군”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가지 면에서 실망한 기업들이 떠나가고 있는데 이는 정치의 위기에서 비롯됐다”면서 “정치의 위기로 지역 사회는 건전한 균형감각을 갖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중앙당 지도부에 대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경북에서 고군분투하면서 밭을 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다”면서 “지방은 (중앙의)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여의도를 벗어나 국민의삶 전체를 보듬어주는 정치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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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임미애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당초 계획에 없던 도지사 후보로 공천됐다.
△부담은 부담이다. 의성군수 선거 준비를 하고 있었다. 도지사 후보로 공천되면서 유세 범위가 넓어졌다. 굉장히 넓은 땅에서 선거를 이끌어 가야 한다는 게 부담이었다. 그래도 중앙당에서 전략공천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번째는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민주당 정치인들의 세대교체 시점이 됐다는 점이다.
예전처럼 중앙 유명 정치인이 내려와서 지역 선거를 이끌고 그 사람을 중심으로 경북의 민주당을 새롭게 구축하는 게 이젠 불가능해졌다. 내려오려고 하는 사람도 없다. 그런 방식으로 경북 민주당을 이끈다고 해서 경북 민주당 뿌리가 튼튼해지는 것도 아니다.
지금 중앙당 입장에서는 외부에서 누구를 내려보내는 것에 관심을 가져서는 안된다. 지역 정치가 벌써 30년이다. 여기서도 성장한 사람들이 분명 있다. 중앙에서 잘 몰라서 그렇다.
다행인 점은 중앙당에서 지방자치를 통해 성장한 인물들을 눈여겨 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 사람을 통해서 경북의 민주당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 와중에 제가 눈에 들어왔다.
지역에서 경북 의성이란 곳이 굉장히 열악한 곳이다. 민주당의 지지가 전국에서 꼴찌 수준이다. 이런 곳에서 2006년부터 지방정치를 해왔으니 당 입장에서는 당연히 관심을 가질만하지 않았을까.
이번 선거를 통해 이철우 지사와 다시 한번 맞붙는다. 이분과는 지난 4년간 도정을 이끌면서 계속 저와 부딪혔다. 그러니까 도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이철우 지사에 대해 지난 4년간 충분히 제 목소리를 내왔던 제가 적임자라고 (중앙당이) 판단했다.
-예상치 못하게 도지사 선거라는 큰 판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3번 지방 선거를 했다. (험지였음에도) 계속 이겼다. 그것은 지역에서 그래도 민주당 의원에 대한 효능감을 느낀 것 아니겠는가. 뽑아주니 뭔가 다르구나, 이런 것을 느꼈던 것이다.
-이철우 지사와의 격차는?
△그건 잘 모르겠다. 여론조사 안해봤다. 사실 선거를 하면서 몇 % 얻겠다 생각으로 선거를 뛰어본적은 없다. 이분은 수성을 해야한다. 저는 그간 4년동안 그분이 해왔던 것에 비판을 해야한다. 도정을 바로 잡아 나가야 한다. 제가 얻는 만큼 이기는 것이라고 본다.
-유세에서 지역민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예전에는 굉장히 험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경북 의성은 전국 민주당 지지율에서 꼴찌였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선거운동하는데 지역민들의 반응이 좋다. 의성도 많이 바뀌었다. 의성은 2004년부터 민주당 후보가 계속 나왔던 곳이다. 선거 때면 민주당의 목소리가 나왔던 곳이다. 그러니까 선거때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어제 왜관 시장에도 갔었고 성주도 갔었고 고령에도 갔다. 경산에도 갔다. 몸으로 느끼는 것은 중앙당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도 있다. 그런데 지방 정치에 잇어서 그 실망감이 그대로 투영되는 것 같지 않다. 지방권력을 오래 독점해왔던 세력에 대한 약간의 염증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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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역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경북은 여러 면에서 위기다. 지금 1인당 개인가처분소득이 전국 꼴찌 수준이다. 23개 시군 중에서 16개가 지방소멸위험군이다. 여러가지 면에서 실망한 기업들도 떠나가고 있다. 이는 정치의 위기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지난 30여년 지방권력을 독점하고 있었던 국민의힘이 이 모든 문제에서 책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이 그 문제에 책임이 있다고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이같은 정치의 위기로 지역 사회는 건전한 균형감각을 갖지 못하게 됐다. 비판과 견제 등이 사라지면서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성역이 됐다. 이 같은 풍토에서 경북의 위기가 시작됐다.
이번 지방선거에는 민주당 뿐만 아니라 무소속도 있고 정의당도 있고 녹색당후보들도 있다. 다른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정치 세력에게 일할 기회를 주는 것이 지금 경북도민이 해야할 일이라고 본다.
-중앙당에 바라는 게 있다면?
△민주당이 여의도정치를 벗어났으면 좋겠다. 사람들의 삶은 여의도에만 있는 게 아니다. 어제 고령에 갔는데 고령에 정석원이라는 군의원 후보는 지난번 선거에 나왔다가 떨어졌다. 이번에 다시 도전한다. 제가 물어봤다. “지난번에 군의원 선거 떨어졌는데, 왜 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냐?” 이 분이 의료폐기물 반대 운동을 주민들하고 함께 하면서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는데, 결국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주체가 이런 사람들인 것이다.
저는 민주당이 지금 경북에서 이렇게 고군분투하면서 밭을 가는 사람들, 주민들 곁에 있는 사람들 목소리를 다시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서 귀담아 듣는 자세가 됐으면 좋겠다. 선거 앞두고 박완주 의원 사건도 있고 그랬는데, 굉장히 안타깝다. 지방은 (중앙의)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그래서 여의도를 벗어나서 국민의삶 전체를 보듬어주는 정치를 했으면 한다.
-한국지방정치가 발달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어떤 제언을 하고 싶나.
△지금은 서울 수도권에 종속돼 모든 것을 생각한다. 정치적 관심이 여의도 중심이다. 지역 뉴스는 정말 조금이다. 5분도 채 안된다. 언론환경마저도 수도권 중심이다. 내지방 소식을 우리들이 못 듣는 경우가 많다.
뉴스 편성 시간부터 바뀌어야 한다. 전부다 서울뉴스 중심이라서 그렇다. 경제도 서울 중심이다. 문화도 서울 중심이다. 그러다보니 지방에살고 있는 사람도 서울에 살고 있는 듯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런 면을 하루 빨리 바꾸지 못하면 지방정치는 바꾸기 힘들다.
-귀농을 하셨다. 지역 정치 입문 계기는?
△시작은 거대한 게 아니었다. 군의원으로 시작했다. 그때는 어머니회장을 했다. 학교 급식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학교 급식을 학교에서 해보니 안되는구나 깨달았다. 2006년 선거제도 개혁이 되면서 군의원에 도전한 것이었다. 큰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다. 지역의 일을 직접 정치에 참여하면서 풀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출발이 그래서, 이렇게 큰 정치를 앞으로 지속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냥 저에게 주어진 정치에 대해 최선을 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