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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외환시장을 주름 잡을 이슈는 유로화 강세다. 이에 따른 반작용으로 미국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고, 이에 원·달러 환율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이틀 1070원 초반대에서 마감했던 환율이 사흘 만에 1060원대로 복귀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일본에 이어 유럽도 긴축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지난밤 나온 12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의 여파는 컸다. ECB가 선제안내(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를 새해(2018년) 초에 변경할 수 있다고 논의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는 물가상승률 연 2%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양적완화(QE)를 축소할 수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졌다.
ECB 위원들이 경제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나타났다. 의사록에 따르면 ECB 위원들은 유로존 경제를 두고 “확장되고 있다”는 표현을 썼다. 그간 “회복되고 있다”는 표현에서 한 발 나아간 것이다.
실제 유럽 경제는 확장세가 완연해 보인다. EU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11월 유로존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3.2% 늘어나 예상치를 상회했다.
유로화 가치는 급등했다. 의사록이 공개되기 전 유로·달러 환율은 유로당 1.1950달러를 하회했지만, 이후 1.20달러대로 레벨을 높였다. 한때 1.2050달러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최근 일본도 통화완화정책을 조정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였는데, 유럽 이슈로 인해 달러화 가치는 급락하게 됐다.
간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급락했다. 92.5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가 ECB 의사록이 발표되자 91포인트대로 레벨을 낮췄다.
이에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역외시장부터 감지된 변화다.
간밤 뉴욕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64.7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85원)를 감안하면 전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72.00원)와 비교해 6.45원 하락(원화가치 상승)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