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조리돌림]④디캐프리오·스튜어트, 해외 스타도 못 피했다

김윤지 기자I 2017.12.01 06:05:24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크리스틴 스튜어트(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트위터 조리 돌림이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망쳤나.”

영국 출신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존 론슨이 2년 전 뉴욕타임즈 매거진에 게재한 글이다. 기업PR 담당자인 저스틴 사코는 뉴욕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여행을 떠나며 SNS에 글을 남겼다. “아프리카로 간다. 에이즈에 걸리지 않으면 좋겠다”는 다소 과격한 농담이었다. 11시간 비행 후 스마트폰을 켰을 땐 수많은 알람이 남아 있었다. 그의 글은 한심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SNS에서 크게 회자된 후였다. 비판에 그치지 않고 그를 조롱하는 행위가 마치 놀이처럼 번졌다. 자산가의 딸이라는 허위사실까지 퍼져나갔다. 안정된 삶을 되찾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조리돌림 사례는 해외서도 흔하다. 2014년 제 86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은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매튜 매커너헤이가 받았다. 그의 수상보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좌절이 더 큰 화제였다. 인기에 비해 상복이 유난히 없었던 디캐프리오였다. 시상식 전부터 그가 상을 받지 못할 것이란 조롱과 저주가 SNS에 넘쳐났다. 시상식 이후 눈물을 흘리는 디캐프리오 사진을 합성한 이미지가 유행했다. 2년 후 디캐프리오는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한을 풀 수 있었다.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유명한 크리스틴 스튜어트도 한동안 SNS에서 놀림의 대상이었다. ‘트와일라잇’으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만큼 상당한 안티 팬도 형성됐다. 극중 다소 어색한 연기를 따라하는 패러디 영상 등이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3차례 최악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발연기’라는 낙인이 찍혔다. 유부남인 루퍼트 샌더스 감독과 불륜설이 나돌면서 절정에 달했다. 지난해 영화 ‘클라우즈 오브 실스 마리아’로 제 40회 세자르영화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청춘스타가 아닌 배우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위 사례의 공통점은 SNS다. 세 사람에 대한 조리돌림 모두 SNS 상에서 활발히 이뤄졌다. 초창기 SNS는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몰지각한 대기업이나 미디어에 불매운동 등에 대한 뜻을 모으는 도구로 사용됐다. 그렇지만 자칫 말실수로 누군가를 사지로 몰아넣을 수도 있었다. 론슨은 이것이 과연 올바른 정의인지 물었다. 사코는 다행히 새 직장을 찾았지만, 이와 비슷한 일을 겪은 다른 사람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