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조세피난처 투자 논란을 겪고 있는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신용등급이 하향됐다.
S&P 글로벌 신용평가는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장기 기업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한다고 25일 밝혔다. 등급전망은 ‘안정적’이다.
또한 S&P는 해당 기관의 선순위 무담보 채권등급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동시에S&P는 광물자원공사가 보증한 자회사(Minera y Metalurgica del Boleo, S.A.P.I. de C.V.)의 채권등급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S&P는 앞으로 12개월~24개월간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재무지표가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판단, 등급하향을 결정했다.
특히 S&P는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해외자원개발사업 관련 손실로 12개월~24개월간 영업현금흐름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도 내다봤다. 구조조정 노력과 광물가격 회복이 영업실적에 어느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멕시코 볼레오(Boleo) 동광 개발사업의 상대적으로 낮은 자산가치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의미있는 수익창출은 어렵다는 판단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올해 4분기 내 볼레오 동광 개발사업의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S&P는 볼레오 개발사업으로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앞으로 상당한 매출 증가는 이뤄낼 것으로 봤으나 업계 평균보다 높은 비용구조가 발목을 잡아 수익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이전에도 증산이 지연된 적이 있어 향후 생산량 전망에 매출 증가에 대한 불확실성도 존재한다고 봤다.
볼레오 개발사업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비용절감과 동 가격의 상승 또는 추가 생산량 증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S&P는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올해와 2018년 연간 투자규모가 2016년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볼레오 개발사업 관련 투자는 감소하겠지만, 진행중인 다른 개발사업들로 인해 전체적인 투자규모는 비교적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투자가 진행중인 개발사업으로는 파나마와 미국에 동광 개발사업이 있으며 각각 2018년 하반기와 2021년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S&P는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자산매각 계획과 정부의 출자금 지원규모가 투자로 인한 현금유출을 충당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영업현금흐름도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2018년까지 차입금 증가는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S&P가 세운 기본 시나리오(base-case scenario)에 따르면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차입금 규모는 2015년 4조1000억원, 2016년 4조8000억원에서 2017~2018년 5조원~5조5000억원으로 증가하고 2019년 이후 소폭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S&P는 높은 차입금 수준과 영업현금흐름 적자 지속을 반영해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재무위험도에 대한 평가를 ‘공격적인’에서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으로 조정했다.
다만 S&P는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주요 정부관련기관(GRE) 중 하나로 지속적으로 금융 시장에서 낮은 조달비용으로 자금 조달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S&P는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을 경우, 한국 정부(AA/안정적/A-1+) 가 특별지원을 제공할 가능성이 극히 높다는 평가도 유지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정부의 유일한 광물자원 정책기관으로서 수행하는 역할이나 정부의 100%지분 보유, 연간 재정지원, 그리고 면밀한 관리감독을 반영한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