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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G4 렉스턴 헤리티지 시승기 - 도심에서 더욱 빛나는 쌍용의 플래그십 SUV

김학수 기자I 2017.08.02 07:38:07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솔직히 말해서 기자 활동을 하면서 만났던 쌍용자동차 렉스턴은 꽤나 매력적이고, 꽤 인상적인 차량이었다. 어린 시절 바라봤던 슈퍼 렉스턴과 같은 강렬하고 웅장한 존재감을 느꼈던 시절도 있었으며, 쌍용자동차의 자존심이라는 그 아집 같은 모습을 보던 시기도 있었다.

물론 이런 아집은 간혹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는 일도 더러 있었다. G4 렉스턴 직전에 등장했던 렉스턴 W는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케이스다. 이제는 새로운 세대를 바라볼 존재가 새로운 파워트레인과 상품성 개선 만으로 얼마나 높은 완성도를 선사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렉스턴은 대대손손 프레임 바디가 주는 특혜가 무엇인지 온 몸으로 발산하는 차량이었다. 어느새 주변을 둘러보면 모노코크 SUV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 프레임 바디가 구식이라는 인식이 생길 수 있겠지만 그 견고함과 안락함은 시대를 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포트 라이트를 받으며 데뷔한 G4 렉스턴

‘왕의 귀환’을 자처했던 쌍용 G4 렉스턴의 등장은 무척 화려했다. 2017 서울모터쇼의 주인공을 자처하는 것 같았던 G4 렉스턴은 플래그십 SUV가 갖춰야 할 덩어리감과 세련된 디자인 요소 그리고 고급스러운 감성을 담아낸 실내 공간 등을 뽐냈다. 물론 시장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특히 당당한 모습은 너무도 좋았다. 개인적인 취향과는 살짝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었지만 G4 렉스턴에 적용된 4,850mm의 전장과 1,960mm의 전폭은 말 그대로 대형 SUV에게 충분한 수치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전고 역시 일반적인 성인 남성의 키를 웃도는 1,825mm 역시 대형 SUV를 꿈꾸는 이들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소비자들은 쌍용자동차의 플래그십 SUV를 진심으로 환영하며 ‘뜨거운 판매열기’라는 뜻 깊은선물을 안겨줬다. 덕분일까? 쌍용자동차는 올 하반기 G4 렉스턴의 7인승 모델은 물론이고 내년 상반기에는 G4 렉스턴을 기반으로 한 픽업 모델을 선보이며 G4 렉스턴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의 성장을 추구했다.

파일럿을 떠올리게 한 첫 만남

지난 6월, 쌍용자동차가 마련했던 시승 행사에서 만났던 G4 렉스턴의 첫 기억을 되돌려 보면 G4렉스턴은 꽤나 인상적인 존재로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프레임 바디의 견고함이 가장 크게 느껴졌으나 주행을 하면서도 미국 시장을 타겟으로 한 듯한, 마치 혼다 파일럿의 우아하면서도 여유로운 드라이빙이 떠오르는 모습이었다.

그 묘한 기분 덕분에 G4 렉스턴을 시승하면서 ‘대형 SUV’ 아니, SUV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기자 입장에서도 차량의 매력을 찾아 가듯, 또 배워가듯 G4 렉스턴의 매력을 찾고, 또 차량에 대한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갔다.

그리고 그런 시승 속에서 더욱 좋았던 점이 있었다면 쌍용차의 배려 덕에 소비자들에게 ‘하위트림’으로 인식되고 있던 5링크 다이내믹 서스펜션을 경험했다는 점이다. ‘리지드 랙슬’ 구조의 서스펜션이 얼마나 고급스러워졌는지 확인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직관적이고 스포티한 감성을 가진 G4 렉스턴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G4 렉스턴, 두 번째 만남

2017년 7월, G4 렉스턴과의 두 번째 시승에 나섰다.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이뤄졌던 첫 번째 시승에서는 차량의 출력이나 드라이빙에 대한 감성을 많이 느낄 수 있었는데 이번 두 번째 시승에서는 아무래도 도심 속에서 발현되는 G4 렉스턴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참고로 이번에 만난 시승차에는 G4 렉스턴 중 가장 호화스러운 모델이었다. 최상위 트림인 헤리티지 트림으로 판매 가격만 4,510만원에서 시작되며 옵션 사양인 3D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과 도어 개폐에 따라 작동하는 사이드 스텝까지 장착된 모델이다.

5,000만원을 바라보는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차량에 적용되는 옵션을 완전한 애프터 마켓이 아닌 차량 구매 단계에서 구매, 장착할 수 있도록 한 쌍용자동차의 구매 프로그램에 만족감을 가지게 됐다 아무래도 이 방식이 제품에 대한 신뢰도나 소비자의 만족감은 더 높기 때문이다.

공간의 즐거움을 느끼는 시간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았다. 시동을 걸고 잠시 주변을 둘러봤다. G4 렉스턴의 실내 공간은 고급스럽게, 잘 꾸며졌다는 생각이 들지만 20대 후반의 기자에게는 ‘감동’을 주는 건 아니었다. 대신 어른들이, 아버지들이 부드럽게 웃으며 만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실내 공간의 포인트로 더해진 브라운 컬러가 조금 더 차분하게 ‘톤-다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들었지만 이는 순전히 기자의 개인적 취향이었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의 큼직하고 깔끔한 폰트는 스타일이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시인성과 정보 전달 능력이 무척 좋다. 이 점은 기능적인 부분에서는 분명한 강점이다. 게다가 디스플레이 패널과 호흡을 맞추는 각종 버튼 역시 큼직하게 디자인되어 있어 사용성이 보장됐다. 덕분에 주행 중에도 실수 없는 조작이 가능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도어를 열고 다시 차에서 내렸다. 사이드 스텝이 보였다. 사이드 스텝을 밟고 시트에 몸을 맡겨보았다. 사실 기자의 경우에는 사이드 스텝이 필요 없었지만 분명 사이드 스텝의 효용성은 분명하고 가족과 함께 하기 위한다면 이 전동식 사이드 스텝은 체격이 크고 지상고가 높은 G4 렉스턴에게 필수적인 아이템처럼 느껴졌다.

큼직한 차체와 긴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넉넉한 공간과 완성도 높은 시트는 탑승자 모두에게 만족감을 준다. 특히 고급스러운 감각이 느껴지는 시트가 1열 공간에 적용되어 여유와 만족도를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넉넉한 2열 공간의 레그룸을 통해 체격이 큰 탑승자가 2열 시트에 앉더라도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이러한 여유는 적재 공간에서도 드러난다. 실제 G4 렉스턴은 820L에 이르는 넉넉한 적재 공간을 자랑한다. 물론 이러한 여유는 5인승 모델이기 때문에 얻는 이점이기도 한 부분도 있다. 여기에 더블 폴딩 기능 및 분할 폴딩이 가능한 2열 시트를 접을 때에는 최대 1,977L에 이르는 광활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출력의 갈증이 느껴지지 않는 도심 속 G4 렉스턴

아마 다른 기자들의 시승기에도 적혀 있겠지만 G4 렉스턴의 ‘불안요소’는 명확하다. 바로 엔진의 출력에 있다. 실제 G4 렉스턴은 체격 대비 다소 약하게(?) 느껴지는 2.2L LET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이 엔진은 최고 187마력과 42.8kg.m의 토크는 낸다. 통상의 대형 SUV들이 최소 V6 3.0L 디젤 엔진을 탑재하는 것에 비하면 다소 초라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첫 번째 시승이 펼쳐진 교외의 간선, 고속화도로에서는 어딘가 아쉬운 갈증을 느끼게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7단 자동 변속기가 분전을 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감성은 주행의 무대를 도심으로 바꾸는 순간 180도 뒤바뀌게 된다.

쌍용차는 G4 렉스턴의 발진 반응을 상당히 민첩하게 다듬었다. 덕분에 초반 발진 성능이 상당히 우수해 도심에서의 주행에서 결코 뒤쳐지지 않는 모습이다. 게다가 42.8kg까지 끌어 올린 토크 덕분에 대부분의 상황에서 충분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어 대부분의 주행 상황에서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됐다. 물론 대배기량 엔진을 회전 시키는 그 맛은 없는 게 사실이지만 말이다.

한편 변속기도 마음에 들었다. 2.2L LET 디젤 엔진과 조합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E-트로닉 7단 변속기로 민첩함은 떨어질지 몰라도 어떤 상황에서도 부드러운 출력 전달과 변속을 선사하는 탓에 도심 속에서 고급스러운 감성을 느끼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어쩌면 4기통 엔진의 투박함을 완전히 막아주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G4 렉스턴에게 놀랐던 부분이 있다면 바로 움직임에 있었다. 체격 대비 상당히 가볍게 움직이는 그 체구를 보고, 느끼고 있자면 도심 속에서 너무 좋은 파트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프레임 방식을 채택한 만큼 주행에서의 안정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멀티 어드밴스드 서스펜션까지 더해지니 더할 나위 없다.

첫 번째 시승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큰 체격에 따르는 긴 스트코르가 순간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적어도 도심 속에서의 움직임으로 한정한다면 너무나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감성을 자아낸다는 점이다. 덕분에 첫 번째 시승에서는 5링크 다이내믹 서스펜션이 탑재된 하위 트림을 선호한다면 도심에서 진행된 두 번 시승에서는 멀티 어드밴스드 서스펜션의 손을 들어주고 싶었다.

배기량과 변속기가 만들어낸 효율성

한편 이번 시승을 진행하며 첫 번째 시승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연비 체크에 나섰다. 가양대교 북단을 통해 자유로에 진입한 후 당동IC를 당해 한참을 달렸다. 제한 속도를 지키며 흐름에 따라 계속 이동을 했다. 47.4km의 거리를 78km/h의 평균 속도로 달렸고 36분 동안 쉼 없이 계속 달렸다. 그리고 당동IC에서 빠져 나온 후 차량을 세웠고, 평균 연비를 확인했다. 계기판에는 14.8km/L라는 무척 우수하고, 준수한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지방도로를 통해 당동IC부터 전곡선사유적지까지의 주행에 나섰다. 지방도라고 하지만 주행의 흐름이 좋은 만큼 자유로 주행에 버금가는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약 39분의 시간 동안 평균 56km/h의 속도로 주행을 했고, 총 36.7km를 달렸다. 그리고 차량을 세워 확인한 연비는 리터 당 13.0km로 만족스러웠다.

G4 렉스턴의 성공을 지켜보며 쓰게 된 두 번째 시승기

첫 번째 시승에서는 ‘아마도 G4 렉스턴이 쌍용자동차의 큰 흐름이 될 것 같다’는 기대감을 드러냈고, 이번 두 번째 시승에서는 그 흐름이 현실이 되고, 또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라’는 말처럼 쌍용차는 G4 렉스턴 7인승 모델과 픽업 모델을 준비 중에 있다. 오랜만에 반등의 기회를 잡은 쌍용차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이게 될지, 그리고 G4 렉스턴은 국내 대형 SUV 시장에서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촬영 협조: 레이싱 모델 유다연(금호 엑스타 레이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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