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게임 업계에서는 김 상무의 거취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지난 7월 넥슨을 통해 출시했던 모바일 게임 ‘광개토태왕’이 대중의 호응을 받지 못했고 김 상무 또한 엔도어즈를 퇴사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게임 흥행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진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엔드림 사무실에서 만난 김 상무는 여전히 밝은 모습이었다. 전 회사인 엔도어즈는 물론 그의 울타리가 됐던 넥슨과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김 상무는 강조했다.
|
다음은 김태곤 엔드림 상무와의 인터뷰 전문 첫번째 부분이다.
-전 직장인 엔도어즈와 여전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래도 엔도어즈와 넥슨이란 울타리 밖으로 나오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40에서 50 넘어가는 지금이 도전할 때라고 봤다. 엔도어즈와 넥슨 측에서도 이를 잘 이해해줬다. 애초에 시작을 창업으로해서 안락감에 젖어본 적은 없다. 내 회사라는 마음으로 항상 다녔다. 엔도어즈에서도 평생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지금 엔드림이 쓰는 사무실도 엔도어즈에서 임차해 쓰고 있다. 사용하고 있는 인트라넷도 엔도어즈에서 구매했다. 10년 넘게 써왔던 것을 버리고 다른 툴로 가는 게 어색했기 때문이다. 물론 좋은 조건으로 제안해주셨다. 넥슨의 동의도 컸다. 넥슨과 엔도어즈에 마음의 빚이 크다.
-엔드림(NDream) 대해서 소개해달라.
△본인이랑 조성원 조이시티 대표가 주축이 돼 만들어졌다. 사업 쪽은 조 대표가 개발 쪽은 본인이다. 이 회사는 개발이 중심이 될 회사다. 그러면서 엔드림은 조이시티의 대주주가 될 예정이다. 조이시티와 협력 관계를 통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이번주주 총회에서 정식 이사회 일원이 될 것이다. 첫 게임은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 ‘김태곤’ 하면 ‘역사 게임의 귀재’로 통한다. 특별히 역사물을 선호하는 이유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이유보다는 ‘기본적으로 역사를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도 역사를 좋아하고 역사 관련된 문화 유적지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사극도 꼭 챙겨서 본다. 영화 ‘명량’이나 KBS 드라마 ‘정도전’을 보면 여전히 역사물은 인기가 많다.
역사물이 경쟁작이 별로 없는 것도 장점이다. 비교적 블루오션이기 때문에 역사물을 선호하는 점도 있는 것이다. 다만 글로벌 진출에는 한계가 있다. 역사물만 만드는 점에도 한계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넥슨이 얼마전 퍼블리싱한 도미네이션즈가 역사 마니아 사이에서 호평 받았다. 인류 문명을 주제로한 게임물인데 어떻게 보나?
△도미네이션즈는 미국 개발사가 만든 게임이다.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이 주요 문명으로 편입됐다는 점에서 한국 게임 시장이 해외에서 보기에 중요한 시장으로 인지되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이런 게임의 출시에 대해 환영한다.
-지금 준비중인 게임이 ‘창세기전’으로 알고 있다. 간단히 소개한다면.
△창세기전은 새롭게 만든 게임이 아니다. 과거 소프트맥스라는 회사가 만들었다. 역사물하고도 거리가 있다. 국내 게임 유저들 상당수는 많이들 알고 있다. 이들의 기억 속에 ‘첫사랑’으로 각인이 돼 있다. 그래서 부담이 되기도 한다.
-역사물 게임 제작에 있어 ‘영감’이나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는가.
△다른 게임까지 망라해서 ‘시대적 흐름’에서 많이 얻는다. 예컨대 ‘거상’ 게임을 개발하던 시기에는 ‘부자가 되고 싶다’라는 사회적 정서가 있었다. 당시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았던 직후였기 때문에 돈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같은 서적도 쏟아져나왔다.
그 다음 게임이 ‘군주’다. 이 게임은 젊은 세대들이 인터넷에서 투표를 독려하는 등 정치적 관심과 활력이 대단히 높았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군주는 내각을 만들고 재무 일 등을 하는 게임이다.
‘아틀란티카’는 아틀란티스라는 전설의 대륙을 찾아 떠나는 게임이다. 실제 당시 해외 여행이 붐이었다. 게임을 통해 대리만족할 수 있었다. 시대적인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수단이라면 크게 가리지 않는다.
-개임 개발자 입장에서 ‘지금의 시대적 흐름’을 진단해본다면?
△‘안보’, ‘민족주의’ 같은 과거 시대적 흐름이 회귀하는 것 같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대가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 일 수 있다. 국방 등에 있어 민족적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정치적으로나 시대적인 맥락상에서 관찰할 수 있는 흐름이다.
또 한가지 예를 든다면 ‘문자의 멸망’이다. 한때는 사람들이 신문을 안 읽는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인터넷 기사조차 안 읽는다. 뉴스조차 카드로 읽는 시대다. 예컨대 EBS가 만든 짧은 형태의 다큐방송도 한 예다.
요즘 사람들은 텍스트를 읽기보다 텍스트와 비쥬얼을 같이하려고 한다. 시나리오 존재 자체의 존재감이 사라졌다. 감각적인 비쥬얼이 대사보다 더 중요하다. 어느샌가 신작 대하소설이 사라졌다.
-게임과는 무관할 얘기일 수 있다. 점점 매체의 영향력이 낮아지고 있다고 보는데, 게임 개발자로서 또 어떻게 보나?
△정말 매체의 영향력이 낮아지고 있고 이것이 위기라고 본다.
아프리카TV에서 많은 게임방송 진행자들을 볼 수 있다. 일반 어른들이 보기에 게임을 하면서 혼자 ‘궁시렁궁시렁’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인기가 많다. 많은 젊은이들이 본다.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하나. 본인이 할 수 없는 것에서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모바일 게임에서 자동전투를 보는 것이랑 게임 방송을 보는 게 같은 맥락이 아닐까. 많은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게임 플레이를 하면서 풀어낼 얘기가 많다면 환영받지 않을까?
일반적인 매체 기사가 어려워질 정도로 시대적 흐름은 바뀌어가고 있는 것 같다.
-모바일로 게임 업계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 환경이 PC와 비교해 갖는 특수성은?
△모바일 게임은 플레이를 하는 환경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PC 게임의 경우는 중동 사막이나 북극이나 게임 환경이 크게 다르지 않다. 중동은 실내에서 에어콘을 키고 하면 되고 북극은 난방을 하면서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바일은 다르다. PC와 달리 바깥에서 할 수 밖에 없다. 지하철에서 할 수도 있고 중국처럼 사무실에서 와이파이로 게임을 할 수도 있다. 모바일은 게임을 하면서 나의 일을 할 수 있다. 중간 관리만 할 정도이다. 따라서 모바일은 사용자의 생활 환경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밖에 없다. 각국 마다 생활환경이 달라 나라마다 성공하는 게임도 다르다. 이것에 대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게임 흥행이 어렵다.
‘난다 긴다’ 하는 한국 RPG가 해외에서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는 점도 같은 이유다. 해외 사용자들이 어떤 환경에서 모바일 게임을 하는지 이해도가 떨어진 결과다. 해외 유저들은 한국 RPG를 하면서 왜 ‘자동전투’야고 묻는다. 왜 내 게임을 컴퓨터가 하냐고 묻는 것이다.
물론 큰 틀에서 보면 모바일 게임도 시뮬레이션 성격으로 변화하고 있다. 세계적인 트랜드다. 한국형 RPG도 시뮬레이션으로 가고 있다. 결국에는 해외 시장과 통합의 포인트는 시뮬레이션이 아닐까 싶다.


![“군인 밥값 내고 사라진 부부를 찾습니다” [따전소]](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1/PS26012300084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