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에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국내 기업공개(IPO)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중국기업 명예 회복을 노리던 차이나크리스탈신소재홀딩스(상장명 `크리스탈신소재`)가 내년으로 상장을 늦췄고 다른 기업들도 부진한 수요예측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년만에 국내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중국기업 크리스탈신소재는 얼어붙은 공모주시장 상황을 고려해 상장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3분기 실적에 대한 회계법인 검토보고서를 첨부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후 내년중에 상장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2~3월쯤 재상장할 전망이다.
주관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지난 17일, 18일 양일간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 결과 크리스탈신소재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에 부합하는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판단해 발행사와 협의하여 상장 일정을 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에도 핸드백 브랜드 `루이까또즈`로 유명한 태진인터내셔널이 수요예측 과정에서 회사가 적정한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상장 계획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상장 계획을 유지하긴 했지만 세진중공업과 미래테크놀로지 공모주 청약도 저조했다. 조선기자재 전문업체인 세진중공업의 일반투자자 배정 공모주 청약 접수 결과 2.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에 공모주식수(674만1000주)를 기존보다 절반 이상 줄였고 희망공모가폭도 3900~4800원에서 3500~3900원으로 낮췄지만 공모가격은 최하단인 3500원을 기록했다. 세진중공업은 지난 9월14~15일 진행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조선업 침체 여파로 공모가가 희망폭인 3900~4800원에 미치지 못하면서 상장을 한 차례 철회한 바 있다.
미래테크놀로지도 일반 배정 공모청약 접수 마감 결과 1.5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0만주 모집에 45만450주가 신청한데 그쳤다.
이와 관련, 금투업계 관계자는 “특정 기간에 비정상적으로 집중된 공모주 투자에서 반복적으로 손실이 발생하면서 공모주펀드 수익률 관리 차원에서 운용사들이 수요예측에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하반기 공모주 가운데중 기관투자가 확약(상장 후 일정기간 매도금지) 물량이 많았을 뿐 아니라 상장 이후 주가 부진으로 인해 공모주펀드 회전율이 낮아지면서 유동성이 급격히 축소된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