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e뉴스 우원애 기자]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 향상 등으로 양성 평등이 급진전되면서 결혼 문화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과거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사회에서는 고부갈등이 심각했으나 이제는 여성측 가족들이 사위의 일거수일투족에 사사건건 개입하는 소위 장서갈등(장모와 사위 간의 갈등)이 심심찮게 발생하는 것.
그렇다면 결혼생활 중 여성이 시가식구를 대할 때 느끼는 분위기와 남성이 처가 식구를 대할 때 느끼는 분위기 상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돌싱(‘돌아온 싱글’의 줄임말)들은 전 배우자와 결혼생활 중 상대의 가족을 대할 때 남녀 모두 10명 중 6명 이상이 불편함을 느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기할 사항은 남성이 여성보다 3.0%포인트 더 높다는 사실이다.
재혼전문 결혼정보회사 온리-유가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와 공동으로 5일 ∼ 10일 전국의 (황혼)재혼 희망 돌싱남녀 532명(남녀 각 266명)을 대상으로 ‘전 배우자와 결혼생활 중 시가(여)/처가(남) 식구를 대할 때의 분위기’에 대한 설문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 질문에 대해 남성 응답자의 63.9%와 여성의 60.9%는 ‘다소 부담스러웠다’(남 25.2%, 여 40.6%)거나 ‘숨이 막힐 것 같았다’(남 38.7%, 여 20.3%)와 같이 ‘불편했다’고 답했다.
반면 ‘친가족 같았다’(남 7.5%, 여 4.9%)와 ‘스스럼없이 대했다’(남 28.6%, 여 34.2%)와 같이 ‘편하게 지냈다’고 대답한 비중은 남성 36.1%, 여성 39.1%에 그쳤다.
재미있는 사실은 배우자의 가족 대하기가 불편했다고 답한 비중에서 여성보다 남성이 높을 뿐 아니라, 숨이 막힐 것 같았다와 같이 배우자 가족과의 관계가 매우 심각했다는 응답에서도 남성이 여성에 비해 무려 18.4%포인트나 높다는 점이다.
남녀별 응답 순위에서도 이와 같은 사실이 잘 드러나는데 남성은 숨이 막힐 것 같았다 - 스스럼없이 대했다 - 다소 부담스러웠다 - 친가족 같았다 등의 순이고, 여성은 다소 부담스러웠다 - 스스럼없이 대했다 - 숨이 막힐 것 같았다 - 친가족 같았다 등의 순을 보였다.
또 ‘전 배우자와 결혼생활 중 시가(여)/처가(남) 식구들이 야속하게 느껴졌을 때’에 대해서는 남녀간에 이견이 컸다.
남성은 ‘가식적일 때’와 ‘나를 사위로서 부족하다고 생각했을 때’를 각각 42.0%와 30.9%가 선택해 상위 1, 2위를 차지한 데 반해, 여성은 응답자의 38.2%와 28.3%가 ‘나무랄 때’와 ‘무시할 때’ 등을 첫 번째와 두 번째로 꼽혔다. 그 외 남성은 ‘나무랄 때’(13.8%)와 ‘무시할 때’(9.4%) 등을, 여성은 ‘친정 부모를 악평할 때’(16.2%)와 ‘나를 며느리로서 부족하다고 생각했을 때’(11.6%) 등을 각각 3, 4위로 들었다.
이경 비에나래 커플매니저 실장은 “‘사위가 오면 장모가 씨암탉을 잡아준다’는 오랜 속설이 있지만 최근에는 사위에 대한 장모의 사랑이 반감되어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을 때가 많다”라며 “한편 여성의 지위향상에도 불구하고 오래 동안 유지돼 온 가부장적 악습 때문에 아직도 며느리를 낮게 보는 경우도 없지 않다”라고 조사결과를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