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표명 姜건교, 어떤 의혹받았나

김수헌 기자I 2005.03.27 21:07:04

인천공항사장 시절 처제·동창이 개발지매입
매입위치 시기등 절묘..정보제공 의혹
아들 인천경제자유청 취업때 청탁설

[edaily 김수헌기자] 사의를 표명한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은 부동산 투기 연루와 아들 인사청탁등 두가지 의혹을 집중적으로 받아왔다. 이달초부터 강 장관의 부동산 관련 의혹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왔고, 지난 26일에는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면서 소문은 급속도로 확산됐다. 여기에다 아들이 취업을 하는 과정에서 인사압력 또는 청탁을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결국 사의를 굳히기에 이르렀다. 강 장관이 받고 있는 부동산의혹은 그가 인천국제공항 사장으로 있을 때 처제 이모씨와 고교동창인 황모씨가 공항주변 알짜배기 땅을 샀다는 것이다. 공항주변 개발계획을 누구보다 훤히 알고 있었을 강 장관이 개발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이씨와 황씨는 지난 99년 인천시 중구 을왕동 일대 밭을 각각 1118평과 680평씩 사들였다. 이들이 산 땅은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의 용유 무의 관광단지 근처로, 땅값이 이후 크게 올랐다. 당시 강 장관은 인천국제공항 사장이었다. 이들이 땅은 산 시점은 99년 2월로, 관광단지 기본계획이 확정되기 몇달전으로 알려져있다. 더구나 원래 이 땅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여있어 외지인이 마음대로 사들이기가 어려웠으나, 98년4월~2002년 4월 이들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일시적으로 풀렸을 때 땅을 사들였다. 땅은 당시 평당 40만원 안팎에서 현재 140만원대까지 뛰어올랐다. 이씨와 황씨는 땅 매입이 강 장관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해왔다. 강 장관의 정보제공으로 땅을 매입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처제 이씨의 경우 "강 장관이 94년부터 신공항공단 이사장을 했기 때문에 공항 주변을 자주 드나들다 노후에 살기 위해 땅을 산 것이며, 강 장관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땅을 산 시기나 위치 등이 우연히 좋은 곳을 선택했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절묘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개발기본계획이 확정되기 직전에 강제수용 예정지까지 비켜간 땅을 외지인이 골라냈기 때문이다. 강 장관을 둘러싼 두번째 의혹은 아들이 지난해 2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경력직으로 취업할 당시 청탁을 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강 장관 아들 상균씨(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교육의료팀장)은 인천 송도신도시 연륙교 공사와 관련한 중소업체를 다니다 2003년 11월 인천자유구역청 경력직 공모에 응시했다. 당시 강 장관은 한전 사장이었다. 상균씨는 그러나 경력미달 등으로 서류전형에서 떨어졌다가 이듬해 2월 재응시해 합격했다. 이후 경제자유구역청 전(前) 간부가 지난해 인천시 감사관실로 부패방지위원회 등에 인사청탁 의혹을 제기했다. 재응시 당시 건설교통부 장관이었던 강 장관이 청탁 또는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당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간부를 조사했던 부방위 관계자는 "인천청 간부의 진술내용은 당시 강 장관아들이 응시했다는 보고를 받고 회사 업무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뽑게 됐다는 것이었다"며 "이 간부는 그러나 현재까지 강 장관이 개입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균씨도 이날 실명으로 오마이뉴스에 보낸 해명서에서 "일체의 인사청탁이나 압력은 없었다"며 "아버지가 1년3개월여동안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건강에 이상이 와 최근 요양과 진단을 받았는데, 인사청탁 사정기관 조사를 받은 것으로 보도된 것은 억측"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부방위는 강 장관 아들이 탈락 몇달만에 재응시해 합격한 과정이 다소 미심쩍다고 보고, 이 건을 감사원에 넘겨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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