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에 따르면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지갑이 얇아진 유럽 소비자들은 더 저렴한 제품을 찾으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나 친환경 기업이 만든 제품은 가격이 높더라도 과감히 구매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한층 높아지면서 유럽에서는 환경보호를 중시하는 ‘그린슈머(Greensumer)’가 주요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린슈머는 환경을 상징하는 ‘그린(Green)’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를 합친 신조어다.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뜻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언스트 앤 영(Ernst & Young)이 작년 5월에 독일 소비자 2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는 지속 가능한 소비를 위해 돈을 더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듯, 유럽 소비자들 사이에서 플라스틱 포장재가 사용되지 않은 고체 샴푸나 유리, 나무, 종이 등을 용기로 사용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니레버(Unilever), 헹켈(Henckels), 로레알(Loreal) 등 소비재 기업들은 2025년까지 제품 포장재의 25~50%를 친환경 소재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식품 기업들은 ‘환경점수제(Eco-Score)’를 도입해 제품에 환경점수를 표기할 예정이다. 환경점수제(Eco-Score)는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평가하는 제도다.
또한 우리나라에 비해 인터넷 쇼핑이 활발하지 않았던 유럽에서도 최근 온라인 소비가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작년 유럽의 소비재 유통시장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 감소했지만, 온라인 매출액은 28% 증가했다. 전체 매출액에서 온라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7%에서 작년에는 12.8%까지 늘어났다.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결제와 배송방식도 다양화하고 있다. 상품을 먼저 구입하고 나중에 결제하는 ‘선구매 후결제’(Buy Now Pay Later; BNPL) 서비스인 클라르나(Klarna), 애프터페이(Afterpay) 등이 네덜란드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온라인 구매 후에 지정된 장소에서 직접 제품을 픽업하는 ‘클릭 앤 콜렉트’(Click & Collect), 온라인 주문 상품을 차에 앉아서 픽업하는 ‘커브사이드 픽업’(Curbside Pickup) 등이 새로운 배송방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온라인 쇼핑업체와 운송 업체 간 협력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체코의 공유 택시업체인 리프트아고(Liftago)는 현지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알자(Alza)와 협력해 제품 배송, 쇼핑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코트라는 유럽 소비재 유통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에 △현지 소비자들의 소비행태 변화를 겨냥한 제품 개발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옴니채널(Omni Channel) 유통망 발굴 △인플루언서, SNS 등을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길범 코트라 유럽지역본부장은 “유럽 소비재 유통시장 진출 가이드가 우리 기업의 유럽 시장 진출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내년에도 유럽 유통망 입점 사업 등 각종 지원사업을 통해 우리 기업의 유럽 시장 진출을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