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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총 3만146GWh의 입찰 물량 대비 4.6% 수준인 1441GWh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졌다. 특정 업체 몇 개를 제외하면 평균 2% 수준의 이행률을 보이는 것이다.
국내 최초로 RE100가입을 선포한 SK 계열사 중에서는 SK(034730)브로드밴드가 0.1%로 가장 낮았다. 그룹사 가입을 주도한 SK(주) 역시 1.5%의 이행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005930)와 삼성디스플레이는 각각 3.2%, 0.1%의 이행률을 보였다. 연간 230만4964메가와트시(MWh)의 전력을 사용하는 현대자동차(005380)는 한국형 RE100 사업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
이 제도를 운영하는 한국전력은 사용량 대비 0.5%인 1683MWh, 한수원을 비롯한 발전자회사는 0.5%에도 미치지 못하는 0.06%~0.49% 수준만 계약했다.
구자근 의원은 “한국형 RE100 사업을 설계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열린 RE100 활성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한국형 RE100사업은 전력소비가 많은 대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써야 한다는 취지로 제도를 만들었다’고 밝혔다”며 “이는 사실상 대기업만을 염두에 둔 정책임을 시인했는데 사실상 대부분의 대기업이 전혀 참여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RE100 캠페인은 생산공정의 전력사용량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자는 취지인데 이렇게 대기업의 참여가 2% 수준에 머물게 되면 나머지 이행물량을 공정과정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이 떠안게 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한국형 RE100 사업은 탄소중립을 위해서라기보다는 그동안 낮은 전기료로 큰 손실을 감당해온 한전에게 합법적으로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주기 위해 계획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녹색프리미엄 제도에 따르면 한전의 계획 물량(3만146GWh)을 최저가인 10원/KWh로 판매할 경우 연간 약3000억원, 최고가로 계약한 넥센타이어의 금액을 반영하면 최대 9000억원 이상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산업부가 대기업을 타깃으로 설계하면서 대기업 팔비틀기라는 또 다른 규제로 변질되고 있다. 굳이 정부 주도로 하겠다면 대기업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을 포함해 우리 산업계 전부를 포함하는 정책을 고민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한전 측은 “한전이 프리미엄을 통해 손실보상을 하려 한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며 “프리미엄은 전담기관인 에너지공단으로 이체돼 에너지공단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