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유동성 부담 줄이고 안정성 강화…'차세대 한은금융망' 10월 가동

원다연 기자I 2020.08.14 06:00:00

금융기관간 자금이체 거액결제시스템 개편
결제방식·계좌 정비해 결제효율성 높여
개방성 확대하고 안전성 높이도록 제도도 개선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한국은행이 금융기관의 유동성 부담을 덜고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거액결제시스템을 개편한다.

한은은 14일 “지난 2015년부터 추진해온 차세대 한은금융망 구축사업이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오는 10월 가동을 목표를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금융망은 금융기관간 자금이체를 수행하는 우리나라 유일의 거액결제시스템이다. 금융기관들은 이를 이용해 원화자금이나 외화자금을 이체하게 된다. 한은은 지난 1994년 한은금융망을 처음 가동한 이후 여러 결제방식의 도입으로 시스템이 복잡해진 데 따른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며 지난 2015년부터 차세대 한은금융망 구축사업에 착수했다.

오는 10월부터 가동될 차세대 한은금융망은 금융기관들의 유동성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선된다. 구체적으로 유동성절감 결제방식 가운데 양자간 동시처리 방식은 폐지하고 다자간 동시처리 실행주기를 기존 30분에서 5분으로 줄이게 된다.

유동성절감 결제방식이란 정해진 시간마다 금융기관들의 결제 건들을 모아 서로 주고받을 금액을 차감해 계산하고 현재 예금잔액 범위에서 결제 가능한 건들을 동시에 결제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가운데 시스템 부하를 가중시키는 양자간 동시처리는 폐지하고, 다자간 동시처리 실행주기를 줄이는 방식으로 시스템 안전성을 확보하고 결제효율성은 높인다는 취지다.

결제계좌도 정비된다. 현재 한은금융망에서 금융기관의 결제자금이 부족한 경우에는 당좌예금계좌로 일중당좌대출을 받은 뒤 이를 다시 결제전용예금계좌로 이체해야 한다.

차세대 한은금융망은 결제전용예금계좌를 폐지하고 결제전용당좌예금계좌를 개설해 결제자금 부족시 해당 계좌로 대출이 자동 실행되도록 변경된다. 결제자금 부족시 별도의 계좌로 대출을 받고 이체를 한 뒤 결제를 해야 하는 불편함과 이에 따른 결제 지연으로 인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한은은 아울러 한은금융망의 개방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관련 규정도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일정 요건을 갖춘 핀테크기업 등에 대해 소액결제시스템 참가가 허용될 경우를 대비해서다.

또 코로나19 등 재해 상황에서도 업무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참가제도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전산장애나 재해, 일시적인 사업장 폐쇄 등의 상황에서도 결제업무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금융기관에 한은금융망 단말기를 대체근무장소 등에 추가로 설치하도록 의무화하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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