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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지]뚱카롱은 한식? 한국 스타일로 재창조 된 세계 음식들

김무연 기자I 2020.07.25 10:00:00

프랑스 파티셰, 뚱카롱은 마카롱과 다르다 정의
짜장면, 한국 현지화 대표 음식… 中서도 한식 취급
미국 음식 프라이드 치킨, 미국에 역수출
국적 논쟁보다 개량해 콘텐츠로 만드는 작업 필요

쓰리케어코리아가 런칭한 신규 브랜드 ‘거꾸로당’에서 선보인 다이어트 마카롱. 일명 뚱카롱이 라불리는 형태를 띄고 있다.(사진=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뚱카롱은 기존의 마카롱과 생김새가 다르다. 이름을 붙인다면 마카롱 샌드위치 정도가 될 것이다”

한 언론사 유튜브에 등장한 프랑스 파티쉐들은 한국에서 유행하는 ‘뚱카롱’을 가리켜 한 마디로 ‘혁명’이라고 했다. 프랑스의 전통 마카롱과는 확연히 다른 맛과 생김새에 젊고 가볍다는 설명이다.

본래 마카롱은 프랑스 현지에서 우리나라 궁중 한과 정도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유서 깊은 고급 제과점에서 취급하는 상품이다. 본래 마카롱은 이탈리아에서 파생된 것으로 크림 없는 과자였지만 프랑스의 유명 제과점 ‘라뒤레’가 마카롱 2개를 크림으로 샌드한 형태로 개량해 오늘날의 마카롱이 됐다.

프랑스와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스타벅스와 같은 카페 프랜차이즈를 비롯해 편의점에서도 마카롱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다. 국내에서 마카롱 취급점이 우후죽순 생겨나자 차별화를 두고자 마카롱에 들어가는 필링을 강조한 형태의 마카롱이 등장했는데, 이것이 뚱카롱이다. 마카롱 자체는 프랑스의 음식이지만 현지에서 개량한 ‘뚱카롱’은 프랑스 음식보다는 한국에서 탄생한 한국 음식에 가깝다.

한국식 짜장면(사진=김무연 기자)


◇ 한국화 된 대표 메뉴 짜장면과 짬뽕

뚱카롱에 앞서 우리나라에 수입돼 개량을 거쳐 한국식 음식으로 거듭난 음식은 적지 않다. 대표적인 메뉴가 짜장면이다. 짜장면은 본래 중국의 작장면(炸醬麵, 자장몐)에서 유래한 음식이다. 개화기 당시 청나라 상인들이 들여왔다는 설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주요 개항지였던 인천과 군산에는 유명한 중화 요리집이 많은 것도 비슷한 이유란 설명이다.

그러나 작장면과 짜장면은 현재 상당히 차이가 나 별개 음식에 가깝다. 작장면은 장을 볶아서 면 위에 얹은 요리로 기름기가 적어 한국 짜장면처럼 비벼먹기 보다는 소스와 함께 집어먹는 것에 가깝다. 또 볶는 장도 춘장에 한정되지 않았다.

반면 한국 짜장면은 양파, 양배추, 감자를 굵직하게 썰어서 춘장과 함께 볶다 물과 전분을 넣어 만든 소스를 면과 비벼 먹는 음식이다. 중국인의 블로그나 검색 사이트에서도 짜장면은 한국작장면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작장면의 원산지에서조차 짜장면은 한국 음식으로 인정한 셈이다.

짜장면과 쌍벽을 이루는 짬뽕은 그보다 조금 더 관계가 복잡하다. 짬뽕은 나가사키에 정착한 화교가 일본 해물들을 바탕으로 뽀얀 국물을 낸 면 요리에서 출발한다. 이어 중일전쟁 등으로 일본과 중국 간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면서 중국 내 화교들이 한국 등으로 이주하면서 짬뽕 조리법도 같이 전수됐고, 매콤함을 즐기는 한국인 입맛에 맞춰 개량돼 오늘날의 짬뽕이 탄생했다.

페리카나치킨 뉴욕 아스토리아 5호점(사진=페리카나 공식 홈페이지)


◇ 치킨, 국적 논란 너머 한류 아이템으로

외국 음식이 현지화 하면서 늘 따라 붙는 것이 음식의 ‘국적 논란’이다. 지금은 잦아들었지만 짜장면의 경우 한때 중국 음식이냐 한국 음식이냐를 두고 네티즌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치열한 갑론을박이 벌어진 적이 있다.

이런 논란을 피하고 한류 열풍의 주역으로 등극한 것이 치킨이다. 사실 닭튀김은 전 세계에 존재하던 요리 기법이고, 조선 시대에도 ‘포계’라는 이름의 닭튀김 비슷한 요리가 존재했다. 그러나 현대인이 즐기는 프라이드 치킨은 18~19세기의 미국 남부의 흑인 노예들의 조리법에서 유래해 사실상 미국 음식 취급을 받는다.

우리나라에는 한국 전쟁을 거치 주한미군이 자리를 잡으면서 치킨이 자연스럽게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당시에는 식용유가 흔치 않더 시절이라 ‘명동 영양센터’ 등에서 시작한 전기구이 통닭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1984년 KFC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본격적으로 미국식 프라이드 치킨이 익숙해졌고 1985년 페리카나가 최초로 양념 치킨을 선보이면서 서서히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양념 치킨, 간장 치킨, 파닭 등 국내에서 개발된 프라이드 치킨들은 한류 열풍과 맞물려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본토에서도 한국식 치킨인 K-치킨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한국식 치킨 프랜차이즈 본촌(BONCHON)은 미국 LA, 뉴욕, 뉴저지, 버지니아주 등 다수의 주에서 94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페리카나치킨도 뉴욕 맨해튼을 중심으로 동부에 14개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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