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니까 자연스럽게 재개발로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전 날만해도 빌라 1건이 계약됐다”(마포구 염리5구역 공인중개업소)
6·17 대책으로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면서 오히려 서울 시내 재개발 사업에 부동산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미 사업이 진행 중인 재개발 단지부터 조합설립도 안 된 초기 재개발 구역까지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6월 초까지 쌓여 있던 매물이 소진되기 시작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재개발 사업이 재건축 사업과 비교해 수익성 등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성급한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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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마포구 아현1구역 대지면적 23㎡ 기준 호가는 7억원에 형성돼 있다. 지난달까지 6억원대에 매매가 가능했지만 이달 들어 호가는 약 1억원이 올라간 상황이다. 그러나 올라간 가격에도 매물은 나오자마자 팔리는 분위기다.
아현1구역은 영화 기생충 촬영지인 ‘돼지슈퍼’로 유명한 곳이다. 현재 정비계획 수립 중으로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그러나 만약 사업이 성사될 시, 인근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 60㎡)와 비교할 때 최소 5억 이상의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는 곳으로 평가된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초 코로나19에다가 여당이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재개발 사업이 어려워지지 않겠냐는 우려가 컸다”면서 “지금은 매수 대기까지 걸어놓는 상황에다가 가격도 지난해 말보다 약 1억원가량 오른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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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규제 발표 이후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가격 상승에는 제동이 걸렸다. 6·17 대책이 나온 뒤인 22일 은마아파트(전용77㎡)는 18억원에 거래, 대책 전(19억원)보다 1억원 가량 가격이 떨어졌다.
반면 재개발 사업은 재건축에 사업과 달리 실거주 의무 기간도 없고 초과이익환수제에도 제외된다. 또 정부가 지난 5월 공공재개발 사업 활성화를 천명하면서 사업 진행이 더뎠던 사업장에도 투자자들이 몰리는 상황이다.
이미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시공사 선정을 끝낸 한남3구역의 빌라 매물도 이달 중순 이후 모두 소진 상태다. 올해 초 코로나19등의 영향으로 매수세가 주춤했으나, 6·17 대책 이후 매수문의가 급격히 늘어난 분위기다.
현재 한남3구역의 시세는 대지면적 23㎡ 기준 10억원으로 지난 4월 8억원 중반까지 떨어졌던 가격이 최근 들어 다시 반등하고 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말 내내 문의전화는 계속 오는데 매물이 없다”며 “대출까지 자유로우니 매매에 부담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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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6·17 대책으로 ‘아파트’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빌라’ 매수를 노린 재개발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앞으로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살 경우 기존 전세대출이 회수되지만, 연립·다세대 주택·빌라 등은 제외됐기 때문이다. 빌라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수요다.
중개업소에 따르면 공공재개발을 염두에 두고 정비계획수립을 준비 중인 마포구 염리5구역의 호가도 지난해와 비교해 5000만원 오른 상황이다. 염리5구역 빌라 시세는 대지면적 16㎡ 기준 5억원에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전세금 1억8000만원을 감안하면 실투자금 3억원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재개발 빌라 매입에 신중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사업성이 안정적이지 않은 데다가 추가 규제가 나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재개발은 재건축과 달리 사업지마다 사업 진행 속도도 상이하고 수익성 차이도 크다”며 “규제를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재개발 사업지에 성급히 투자하는 것은 유의해야한다”고 말했다.